지난주 환율은 1310~1320원 사이에서 움직였다. 전주에 미국의 탄탄한 고용 시장 확인 후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잦아든 상황에서 주 초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경계감으로 인해 환율은 1320원대로 올랐다. 주 후반 발표된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3.4% 증가를 기록하며 예상치를 상회했다. 하지만 연준의 금리 정책에 변화를 줄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에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는 커지며 환율은 1320원을 하회해 마감했다.
◇미 소매판매·중국 GDP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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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이 미국 소비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온다면 소비자물가에 더해져 3월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달러나 미 국채금리의 하방 경직성이 단기적으로 강화되면서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같은날 중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등 실물 지표들이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연간 5.2%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초 중국 정부는 지난해 성장률 목표치를 5%로 설정한 바 있다. 다만 10~11월 폐렴 확산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을 고려하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유의미한 경기 반등이 확인되기 어려운 만큼 제조업 경기 반등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있을 것”이라며 “당분간 중국 경기를 가늠할 지표 발표가 부재해 위안화와 원화의 동반 강세 트리거를 찾기까지는 시차가 상존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친미’ 승리로 끝난 대만 선거…“중장기적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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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칭더 당선자는 선거 유세 기간 동안 대만의 민주주의를 강조했다. 특히 라이칭더는 중국이 노골적인 당선 방해 작전을 벌일 정도로 차이잉원 현 총통보다도 더 강경한 독립주의자라는 점에서 대만해협을 둘러싼 양안 긴장 수위는 차이잉원 집권 8년 기간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
중국은 그간 라이칭더가 당선되면 양안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위협을 가해왔다. 이에 중국의 군사적 위협과 경제적 제재 수위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과 대만간의 긴장감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에 안전자산인 달러화의 수요가 증가하며 강세장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달러 대비 위안화는 약세를 보일 수 있고,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만 선거 영향이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환율은 일시적인 변동성에 그칠 것이고, 오히려 중장기적인 지정학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일시적으로 위안화는 출렁일테고 환율도 같이 움직일 것 같다”면서도 “대만 총통 선거는 금융시장에 중장기적인 영향은 있겠지만,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에 대한 추세는 바뀌진 않아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식,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하다 보니 달러가 강세로 갈수도 있는데, 약세 요인도 있어서 이번 달 환율은 상하 변동성을 보일 듯 하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대만 총통 선거 결과는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라며 “다만 예상에서 벗어난 결과가 나오더라도 극단적인 변동성 확대보다는 마찰적인 파고로 해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내은행의 다른 딜러는 “당분간 환율은 1290~1330원 레인지에서 움직일 것”이라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지속되겠지만, 원화가 타 통화대비 유독 약세를 보이고 있어서 추가 상승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