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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친소 사연>
남편을 데이트앱에서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다 알게 됐습니다. 직접 만나게 되면서 바로 사귀기 시작했는데요. 교제한 지 2달 만에 임신을 했습니다.
결혼 준비를 하면서 남편의 태도는 달라지기 시작했죠. 다정하고 유쾌하던 사람이 매사 짜증을 내고 피곤해했는데요. 특히 시부모님은 제가 며느리감으로 탐탁지 않다며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보였습니다.
혼수로 꼭 가져오라고 요구하는 것들도 심했습니다. 마치 ‘우리 아니면 임신한 너를 누가 거둬주겠냐’란 태도에 저보다 친정 부모님이 더 상처가 크셨습니다.
‘결혼하면 나아지겠지, 아이가 태어나면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참았지만, 오히려 아이가 태어나고 더 심해졌습니다. 남편은 아이에 대한 부성애가 없는지 단 한 번도 아이를 안아준 적이 없었습니다. 아이가 아빠를 알아보지도 못할 지경이었습니다.
시부모님 역시 마찬가지였죠. 심지어 남편은 아이에게 드는 돈도 아까워하고 생활비도 주지 않았습니다.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자, ‘원래 너랑은 결혼할 생각은 없었는데 아이 때문에 네가 결혼하자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한 결혼’이라며 ‘참고 살든지 아니면 이혼을 해도 위자료는 줄 수 없다’고 합니다.
양육비도 줄 수 없으니 아이 키울 돈이 없으면 아이는 두고 몸만 나가라는데, 저는 어떻게 해 야할까요?
-요즘 데이트앱을 통한 이성교제가 많나요.
△지난 몇 해 코로나19로 소개팅, 동호회를 통해 사람 만나는 게 어려웠습니다. 이때 데이트앱이 굉장히 성행했는데요. 아는 사람이 소개해 주면 어느 정도 보증이 되고 신뢰가 있는데, 인터넷으로 만난 사이는 아무래도 속이기도 속기도 쉽습니다.
사계절을 함께 지내봐야 그 사람의 장단점을 알 수 있다는 말도 있는데요. 인터넷으로 만난 사이에 교제 기간까지 짧아 더욱 상대방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결혼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남편의 냉담하고 무책임한 태도가 이혼 사유가 될까요.
△남편이 아내와 결혼할 생각이 있었는지 없었는지와 상관없이 결혼했다면 배우자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함께 살면서 서로 돌보고 보살피고 경제적 능력에 따라 생활비를 부담해야 합니다.
그런데 남편이 아이를 키우는데 방임하고 생활비도 주지 않은 것은 아내를 방임한 것에 해당합니다. 이는 840조 2호 ‘악의유기’에 해당해 이혼 사유에 해당합니다. 우리 민법은 부부에게 동거의무, 부양의무, 협조의무, 정조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부양의무는 경제적 능력이 없는 배우자에게 경제적 도움을 줘야 한다는 뜻입니다. 사연에서 남편이 아내에게 생활비를 주지 않고 심지어 아이의 양육에도 무책임한 부분은 부양의무를 저버린 것입니다.
-생활비를 주지 않는 것도 이혼 사유가 되나요.
△이혼 사유로 폭력을 가하는 신체적 학대, 폭언 욕설 강압적 태도로 인한 정서적 학대가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최근에는 생활비 지급을 제때 하지 않거나 아예 주지 않거나 생활비 지출로 심한 스트레스를 주고 압박하는 경제적 학대의 사례가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부모님의 막말과 태도 역시 문제가 있지 않나요.
△배우자의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경우를 이혼 사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장인, 장모님으로부터 폭언, 폭행과 같은 비인격적인 처우를 받게 되면 이혼 사유에 해당합니다.
혼인 성립 전부터 노골적으로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혼인 중에도 계속해서 사연자에게 폭언을 하는 등의 정서적 학대를 가해왔다면 이 역시 혼인을 유지할 수 없는 사유로 보아 이혼 사유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배우자가 충분히 인지하고 중재할 수 있음에도 적극적으로 배우자를 보호하지 않았다면, 이러한 무책임한 배우자의 행위 또한 이혼 사유에 해당합니다.
-경제적 능력이 없으면 사연자가 양육권을 가질 수 없을까요.
△아이의 양육권을 누가 가질지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주양육자가 누구였는지, 자녀와의 유대관계는 누구와 더 깊은지, 자녀의 나이·성별·의사 등 여러 가지 사항을 종합적으로 판단됩니다.
사연에서도 자녀의 나이가 너무 어려 엄마의 보살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남편과 유대관계도 제대로 성립되지 않았고, 보조양육자 즉 아이를 함께 보살펴줄 시부모님 역시 아이에게 냉담했다면, 결국 아내가 양육권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TV양소영’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