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철호 출협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오찬을 갖고 “때로 정부에 강하게 맞서면서 출판계 권익을 지키려 한 게 3선의 배경이 된 것 같다”며 “앞으로도 출판계의 권리 보호를 위해 행정력과 정치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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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출판계 시급한 현안 문제로 서점 관련 규제와 도서정가제,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에 따른 저작권 보호 시스템 등을 꼽았다. 윤 회장은 “현행 서점업은 대기업의 진출이 제한돼 있다”며 “이로 인해 본래 취지와는 달리 규제 이전부터 서점을 운영해온 교보문고만 혜택을 보고 있다. 이른바 ‘교보문고 보호법’이 돼 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사견이긴 하지만) 대기업의 서점 진출 제한을 풀어 도서 유통시장에 대기업 자본을 유입하고, 서점들의 수익성 보장을 위해 완전 도서정가제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CJ나 스타벅스 같은 대기업도 서점을 열 수 있어야 혁신이 촉진되고, 출판시장도 살아난다는 게 윤 회장의 진단이다.
도서정가제는 2014년부터 시행됐는데, 정가의 최대 15%까지만 할인 가능하다. 11월 재검토 시한을 앞두고 할인 폭을 더 늘리자는 주장이 일부에서 나온다. 이에 윤 회장은 “도서정가제는 국내 출판의 다양성을 확보한 성공한 정책”이라며 “지난 1년간 약 7만 종의 책이 출판됐는데 이는 독일·일본과 같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챗GPT와 관련해선 “콘텐츠 생산과 출판 사업의 확대에 긍정적인 면이 있다”면서도 “빅데이터의 근원 자료는 기존 출판물인 만큼 작가와 출판사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저작권 침해를 방지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 대안으로는 유럽에서 시행 중인 ‘사적 복제 보상금’ 제도의 검토를 언급했다. 이는 스마트폰 제조사, 통신사, AI개발사 측이 일정 보상금을 저작권 단체 측에 지불하는 제도다.
윤 회장은 또 내년 ‘부산 국제 아동도서전’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지난해 이수지 작가가 ‘아동 문학계 노벨상’인 안데르센상을 받으며 국제적으로 위상이 높아진 한국 그림책의 세계화를 지원하겠다는 포부다.
아울러 국내 최대 책 축제인 ‘서울국제도서전’의 내년 장소 대여가 어려워진 데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동안 출협은 서울국제도서전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해왔는데 내년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다. 그는 “지난 24년간 서울 코엑스에서 행사를 열었는데, 코엑스로부터 내년 일정이 꽉 찼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갑자기 통보해와 황당했다. 이와 관련해 코엑스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출협은 한국출판인회의와 함께 대표적인 국내 출판인 단체다. 회원사가 700여 개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