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먼드 펠프스(89) 미국 컬럼비아대 명예교수는 1일(현지시간) 이데일리와 신년 특별인터뷰에서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해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역대급 돈 풀기에 나선데 대해 “정부가 늘린 지출 중 일부가 실질금리를 높여 기업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은 매우 불행한 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2006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펠프스 교수는 현대 거시경제학계의 거목으로 불리는 인사다.
펠프스 교수의 지적은 정부가 경기 부양은 위한 재정 확대를 위해 국채를 발행하면 시장에 채권 공급이 늘면서 금리는 오르고, 이로 인해 기업 투자는 줄어드는 ‘구축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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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그러면서 던진 화두는 1950~1960년대 근대 경제와 같은 각 개인의 생산성 향상이다. 1950~1960년대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가 아닌 ‘개인’이 서구 사회 전면에 등장한 자본주의 황금기다. 그는 “각 개인이 높은 임금을 받으려고 (자발적으로) 일하면서 경제 생산성을 높이려고 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저서 ‘대번영의 조건’(mass flourishing) 등을 통해 이를 풀뿌리 혁신(grassroots innovation)이라고 불렀다.
펠프스 교수는 “최근 미국의 총요소생산성(모든 생산요소들의 종합적인 생산성 지표)은 과거보다 떨어졌다”며 “민간 경제의 창의적인 혁신이 절실한 시대”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지난 2년간 이어진 재정 확대는 결국 경제 성장을 위한 해법이 아니라는 비판으로 읽힌다. 한국 역시 깊이 새겨들을 만한 쓴소리다.
실제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실질 경제성장률(전기 대비 연율 기준)은 각각 -1.6%, -0.6%로 나타났다. 이 기간 비농업 부문 총요소생산성은 각각 -7.4%, -4.6%로 성장률을 훨씬 밑돌았다. 1947~1973년 당시 평균 생산성 증가율은 2.8%였다.
그는 풀뿌리 혁신을 위한 방안을 두고서는 “자기 표현에 대한 열망을 심어주고 민간 경제에 대한 활력을 제고하는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펠프스 교수는 “올해 미국 경제는 실업률이 4% 이상 오를 것”이라며 경기 침체를 점쳤는데, 이에 대한 대응도 과거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