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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9% 하락' 테슬라…3.5조원어치 사들인 서학개미 어쩌나

장영은 기자I 2022.12.26 05:00:00

WJ "테슬라 연간 수익률 사상 최악…투자자들 분노"
국내 투자자, 1년 동안 테슬라 27.5억달러 순매수
수요 둔화 우려·中 시장 부진에 머스크 외유까지 ''겹악재''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미국은 물론 해외 투자자들에게도 역대급 손실을 안기고 있다. 테슬라는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종목이기도 해 ‘서학개미’의 투자 손실액도 상당할 전망이다.

테슬라 최근 5년간 주가 흐름. (자료= 나스닥)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자동차 업계의 최대 승자로 군림한 테슬라가 역대 최악의 성적으로 올해 증시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자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23일 기준 123.15달러로 올해 들어 69.2% 하락했으며, 지난해 11월 3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인 404.62달러(액면분할 적용)에 비해서는 70% 떨어졌다.

테슬라의 추락은 미국은 물론 국내 개인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초래했다. 테슬라는 애플을 제치고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올해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이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주식도 테슬라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27억5000만달러(약 3조5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WSJ은 “테슬라의 주가 하락은 세계에서 가치 있는 전기차 회사의 급격한 반전을 의미한다”며 “올해 초만 해도 고객들은 테슬라 차를 받기 위해 수개월을 기다려야 했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테슬라는 자동차 업계의 승자로 평가됐다. 공급망 악화에 따른 차량용 반도체 부족과 생산 공장 폐쇄 등 난관 속에서도 탁월한 공급망 관리와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성장세가 점쳐졌다.

그러나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중국에서는 비야디(BYD) 등 현지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있고, 경기 둔화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조짐이 나타나면서 상대적으로 비싼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월 인수한 소셜미디어(SNS) 트위터에 집중하고 있는 점이 테슬라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CEO의 ‘외도’ 역시 테슬라에 부정적인 요인이지만 근본적인 악재는 수요 둔화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테슬라가 올해 말까지 미국과 캐나다에서 가격을 할인해 판매하는 것은 수요 감소에 대한 회사측의 우려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테슬라는 지난 21일부터 이달 31일까지 ‘모델3’와 ‘모델Y’ 차량에 대해 미국에서는 7500달러(약 957만원), 캐나다에서는 5000달러(약 638만원)을 할인한다. 또 1만km를 달릴 수 있는 무료 급속충전 혜택도 제공한다. 중국에서도 올해 말까지 일부 모델을 할인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전기차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월가에서는 테슬라가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선 수익성을 낮춰야 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WSJ은 덧붙였다.

한편, 테슬라는 지난 10월 연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으며, 재커리 커크혼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차량 인도량을 전년대비 50% 늘리겠다는 당초 목표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 약 93만 6000대의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했으며, 목표대로라면 올해 인도량은 140만대를 넘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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