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한 순간을 기록하던 사진은 이제 소소한 일상을 담아낸다. 필름에서 디지털로, 카메라에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과정이 편리하고 단순해지면서 일어난 변화다.
여기에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이 활발해지면서 사진은 나를 알리고 인증하는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생활방식의 변화가 생기고 있다. 복고를 뜻하는 ‘레트로’ 열풍이 더해지면서 8090 감성이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
이중 현재 첨단을 달리고 있는 카메라 시장에서 촬영과 동시에 필름 인화가 이뤄지는 즉석카메라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즉석카메라는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으로 사진을 공유하는 시대에서 또 다른 감성을 자극한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보다 화질은 훨씬 떨어지지만, 특유의 은은한 색감도 맛볼 수 있다.
뿐만아니라 셔터를 누르면 자동으로 사진이 출력돼 단 한 장뿐인 사진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추구하는 일부 마니아층들은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출력하거나 즉석카메라를 통해 일상을 기록하는 것에 만족감을 얻기도 한다.
|
올여름 즉석카메라를 들고 여행을 떠날 생각이라는 정 모(30)씨는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인화하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인화된 사진이 어떻게 나올까 선명해질 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궁금증과 설렘이 공존한다”라며 “잘 나오지 않았어도 사진의 가치는 상상하는 것보다 그 이상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처럼 ‘구식’이 됐다고 생각한 즉석카메라를 찾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
하지만 일각에서는 첨단 기술과 간접 경험이 일상이 된 시대에 역으로 오감을 활용해 느끼고 싶은 욕구가 발동되는 것을 복고 감성이 떠오르는 이유로 들기도 했다. 예전처럼 시간을 들여 경험하는 것이 힐링의 수단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1990년대 출생한 세대가 이제는 주요한 소비자가 되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전문가는 “누구나 나이가 들어 언젠가는 소비의 주역이 된다. 그렇게 때문에 복고 열풍이 지나더라도 언젠가는 또 다른 형태로 발전돼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