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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수석은 이날 저녁 국회 운영위원회 국감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북한 미사일에 대한 요격 능력을 놓고 설전 중 나 의원을 향해 “똑바로 하라”고 소리쳤다.
앞서 정 실장은 “우리 방어체계로 북한의 미사일을 막을 수 있나”는 나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자 나 의원은 “정 실장의 그같은 생각이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든다”며 “억지로 우기지 마라”고 했다.
정 실장은 이에 발끈하며 “무엇이 억지란 것이냐”며 “그럼 제가 우리 안보가 불안하다고 말씀드려야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의원은 다시 “모든 전문가가 (우리 방어체계로) 막을 수 없다고 걱정된다고 한다. 우기지 마라”고 반복했다.
정 실장과 나 의원간 설전은 강 수석의 고성으로 여야 의원간 충돌로 확대됐다. 설전을 지켜보던 강 수석이 나 의원을 향해 “답변을 놓고 우긴다고 하는 게 뭐냐”며 “똑바로 하시라”고 소리치자 여야 의원들이 서로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소란이 계속되자 이인영 운영위원장은 국감 막판이 10시 45분께 국감을 일시 중지시켰다. 국감이 중단된지 1시간여가 지난 11시 55분께야 재개됐다.
강 수석은 국감 재개 직후 “본인의 발언으로 정상적인 회의 진행에 지장을 초래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짧게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야당 의원은 재차 유감을 표명했다. 정양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오늘 회의중에 있어서는 안될, 질의 의원들이 겁박을 느끼는, 국회를 모독하는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설사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따갑고 아프더라도 청취하고 대통령께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할 청와대 참모들이 그 순간 자기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이렇게 하는 것은 우리 국회사에 없었던 것으로 생각한다”며 “더구나 정무수석은 의정경험도 있는데 그것을 이렇게 악용해서는 안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또 “이런 일이 있다면 야당 의원이 어떻게 청와대에 쓴소리를 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겠나”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