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피한 '삼송 단독주택'에 쏠린 눈…고분양가·부족한 교통 등 변수

김기덕 기자I 2019.06.12 04:00:00

올해 수도권 첫 블록형 단독주택 분양나서
청약통장 필요 없고, 유주택자도 청약 가능
분양가 2100만원 내외…주변 비해 500만원↑
부족한 대중교통도 단점 "묻지마 투자 금물"

경기도 고양시 ‘삼송자이더빌리지’ 투시도. 정부가 ‘3기 신도시’로 발표한 창릉지구와 맞닿아 있어 주목받고 있다. (GS건설 제공)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올해 단독주택 첫 분양물량이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에서 출격한다. 지난달 정부가 3기 신도시로 발표한 고양시 창릉지구와 맞닿아 있을 정도로 서울과 가까운 입지여서 일단 주목받고 있다. 청약조정대상지역에 속하지만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분류돼 까다로운 청약 규제를 피했다는 점도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 구미를 당기게 하는 요인이다. 다만 교통 인프라가 아직 미비하고 주변 시세에 비해 높은 분양가가 흥행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청약규제 無… 3040세대 실수요자 관심

분양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오금동에 짓는 ‘삼송자이더빌리지’가 오는 21일 모델하우스 문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다. 서울 은평구와 직선거리로 3km 가량 떨어진 이 단지는 올해 수도권에서 처음 분양하는 블록형 단독주택으로 세대별 지상 1~3층 구조에 총 432가구다. 전용면적은 84㎡형 단일형(총 5개 타입)으로 지어지지만, 마당·테라스·루프 탑·차고지 등 서비스 면적이 약 2배에 달해 ‘원플러스원(1+1) 단독주택’으로 불린다.

가장 큰 장점은 청약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이다.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분류돼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통장 유무 및 세대주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하다. 유주택자도 제약 없이 청약할 수 있어 서울에 직장을 둔 3040세대의 갈아타기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분양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세대별로는 △전용 84A1㎡ 81가구 △전용 84A2㎡ 71가구 △전용 84B1㎡ 38가구 △전용 84B2㎡ 54가구 △전용 84D1a㎡ 23가구 △전용 84D1b㎡ 23가구 △전용 84D2a㎡ 35가구 △전용 84D2b㎡ 35가구 △전용 84SAa㎡ 36가구 △전용 84Ssb㎡ 36가구 등으로 구성된다. 타입별로 5개 주택을 중복 청약할 수 있다.

[이데일리 김다은 기자]


과거 단독주택은 수도권 일대 땅값이 저렴한 곳에 규모가 전용면적 200~300㎡에 달하는 대형 평면으로 구성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분양가가 수십억원이 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서울과 가까운 곳에 아파트와 같이 커뮤니티 시설과 보안 시스템을 갖춘 ‘아파트형 단독주택’이 많아지고 있다. 이번 삼송자이더빌리지 분양 이후 고양시 신원동과 오금동에서도 각각 ‘북삼송 우미’(299가구), ‘북삼송 라피아노’(304가구)가 연이어 공급될 예정이다. 삼송자이더빌리지 분양 관계자는 “사전에 현장 사업설명회를 진행해 1500여 명이 넘게 다녀갔는데 고령의 은퇴자보다는 서울로 출퇴근하고 자녀가 있는 3040 세대들의 관심이 무척 높았다”며 “집값이 서울 평균 아파트값 보다 저렴하면서 주변 스타필드 고양, 이케아 등 생활 편의시설이 가까워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접근성·분양가 관건 “묻지마투자 금물”

관건은 분양가다. 이 단지는 3.3㎡당 2100만원 내외로 세대 유형별 평균 분양가가 7억1000만~7억5000만원 수준이다. 이는 삼송지구 내 아파트값이 높은 편에 속하는 원흥동(3.3㎡당 1674만원), 삼송동(3.3㎡당 1770만원)과 비교해도 3.3㎡당 400만~500만원 가량 비싼 편이다. 땅을 매입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모해 GS건설, 투자회사, 금융사, 신탁사 등이 공동 시행에 나서는 주택 개발리츠사업임을 감안하면 분양가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주택 등을 짓는 공공기관인 LH가 주축이 된 사업임을 감안하면 분양가가 다소 높게 책정된 측면이 있다”며 “미분양이 날 경우 LH가 임대주택 등의 형태로 모두 수용하는 구조라 건설업체에서는 책임에서 빠져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도금은 60%가 적용될 전망이다. 정부 규제에 따라 현재 조정지역에서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가 각각 60%, 50%가 적용된다. 분양 관계자는 “전 세대 분양가가 9억원 이하여서 현재 1금융권 몇 곳과 수분양자들에게 중도금을 60%로 제공하는 조건을 협의 중에 있다”며 “분양 후 1년 6개월여가 지난 2021년 1월이면 입주할 예정이라 중도금 유이자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과 직선거리로는 가깝지만 아직 대중교통이 완비되지 않아 출퇴근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장 가까운 지하철 3호선 삼송역은 도보로 약 2km 가량 떨어져 있다. 오금동 G공인 관계자는 “사실상 차량이 없다면 역까지는 도보로 이동이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주변에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노선(용산~고양 삼송)과 GTX-A노선(연신내역) 등이 생길 예정이지만 단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오랜만에 수도권에서 풀리는 단독주택이지만 인근 서울권인 은평뉴타운과 비교해도 분양가가 다소 비싼 편”이라며 “최근 수도권 공공택지 가격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인 만큼 청약 비규제라는 장점에 무작정 투자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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