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내연기관의 시대가 지고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자율주행차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요. 그렇게 되면 그간 중요성이 강조되지 않았던 자동차 부품들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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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이 가능한 시대가 열리면 자동차만 바뀌지는 않을 겁니다. 사람들이 차를 사지 않고 24시간 움직이는 무인택시를 부르면 완성차 사업은 축소할 겁니다. 사고가 줄어들면서 정비업과 보험업도 쇠퇴하겠지요. 차끼리 의사소통을 시작하면 도심 속 신호등도 사라질 거고요. 사람들은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다가 일자리가 모두 사라지면 어쩌냐고요.
하지만 낙관주의자들은 그렇게까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합니다. 산업혁명 시기에도 공장에 도입된 기계가 사람을 밀어낸다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별탈없이 지나갔다면서요.
18세기 영국에서 실직을 두려워한 공장 노동자들이 기계를 부수면서 극렬하게 저항했지만 기계화에 반대했지만 결과를 예상 밖이었습니다. 노동생산성이 늘고 다양한 서비스업이 생기면서 사람들은 우수하고 값싼 공산품을 즐기는 중산층으로 성장했습니다. 낙관론자들은 이번에도 그렇게 위기가 지나갈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과연 무엇이 맞을까요?
다시 자동차로 돌아가서 그 답을 찾아보지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차 한 대가 만들어질 때에 4000 번 이상 용접을 합니다. 그 중 사람이 하는 용접은 단 한 번도 없지요. 기계가 더 용접을 잘하기 때문이 아니라 기계의 비용이 싸기 때문이랍니다. 반면 공장 청소는 자동화 로봇 대신 사람이 합니다. 사람이 더 싸기 때문이지요. 기업이 기계와 사람 중에서 선택하는 기준은 바로 비용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이런 거지요. “로봇보다 인건비가 싸야 고용된다”. 절망스러운 결론같지만 뒤집어보면 희망이 보입니다. 로봇으로 구현하기에는 돈이 많이 드는 영역에서는 계속 고용이 지속될 겁니다. 예를 들어, 미용실에서 머리를 다듬는 헤어스타일리스트 로봇이 등장할까요? 제가 헤어살롱 대표들께 직접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아니라고 하시더군요.
“헤어 디자이너는 단순히 머리를 자르고 염색을 하는 기술자가 아니에요. 고객들과 대화하고 교감하는 능력을 가진 디자이너들이라고요. 여성 고객이 머리를 한 번 다듬으면 대략 20만원에 3시간 이상 시간이 들어요. 그 시간에 고객이 뭘 하겠어요. 계속 디자이너와 이야기해요. 소통능력이 뛰어난 디자이너는 예약 받아놓고 일해요. 월 1000만원 넘게 버는 디자이너들도 얼마나 많다고요. 그런데 그 일을 로봇이 한다? 글쎄.. 저라면 로봇 디자이너 안 쓸 거예요.”
우리는 자문해보아야 합니다. 미래에 인기있을 직업은 무엇일까요? 어쩌면 지금 우리가 외면하는 직업들이 미래에는 가장 뜨거운 고용시장이 될지도 모릅니다. 관성에서 벗어나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