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예비심사 '하세월'…中 보난자제약을 어찌하리오

윤종성 기자I 2019.05.31 05:40:00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두 달새 두 차례의 상장예비심사 청구서 제출.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자신했지만, 상대방(한국거래소)의 반응은 떨떠름하다. 올해 코스닥 입성에 도전하고 있는 중국의 제약업체 보난자제약 얘기다. 중국 기업들의 잦은 회계논란에 거래소가 현미경 심사를 진행하면서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이 사이 확전된 미·중 무역전쟁 이슈가 겹쳐지면서 보난자제약의 상장 여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부쩍 높아진 모습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30일 “보난자제약의 예비심사에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할 것 같다”며 “현재로썬 기한을 정해두지 않고 최대한 면밀하게 들여다보겠다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고 밝혔다.

보난자제약이 기업공개(IPO)를 위해 거래소에 예비심사청구서를 처음 제출한 것은 지난 2월 26일. 하지만 보난사제약은 두 달 뒤인 4월 말 자료 등을 보완해 다시 거래소에 청구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이달 말까지였던 예비심사 기한도 7월 말로 늦춰졌다. 해외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해외 기업이 국내 증시 상장을 준비할 경우 청구서 제출일 기준 65일(영업일 기준)의 예비심사 기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해외 기업이 국내 증시에 상장하려면 △주관사 선정 등 상장 사전준비 △한국거래소와 사전협의 △예비심사 청구 △증권신고서 제출 △청약 납입 △상장신청서 제출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보난자제약의 경우 예비심사 단계에서 진척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7월말 승인도 낙관하기 힘들어 보인다. 그간 중국 기업들이 분식회계나 허위공시로 국내 증시에서 연이어 퇴출되면서 생긴 ‘차이나 포비아(중국 공포증)’로 현미경 실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도 “중국 기업들의 회계 특성을 감안해 꼼꼼하게 살펴보다 보니 심사가 길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의 상장폐지 논란 등으로 중국 기업들에 의한 투자자 피해가 컸던 만큼,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얘기다. 주관사인 DB금융투자 관계자는 “(거래소가) 상장 기준에 못 미친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보난자제약의 상장 여부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특히 최근 미·중 무역전쟁이 확전되는 상황과 맞물려 중국 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 여부에 관심이 커진 분위기다. 일각에선 “거래소가 굳이 이 와중에 말 많은 중국 기업을 상장시키겠느냐”는 해석도 내놓는다. 보난자제약은 올해 국내 IPO를 추진하는 유일한 중국 기업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회계상 이슈를 중심으로 보난자제약에 대한 심사를 진행할 뿐, 대외적인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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