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대학에 대한 미세먼지 대책이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부와 대학을 상대로 대학의 미세먼지 대책에 대해 문의해본 결과, 관련 대책이 미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대학생들 역시 미세먼지를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보다 위험한 미세먼지 무대책
교육부는 대학 내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계획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교육부는 ‘초중고교 연내 공기청정기 설치’ 대책을 발표했을 뿐, 대학에 대한 미세먼지 대책은 계획조차 없었다. 스냅타임이 전화로 교육부에 대학 내 미세먼지 관련 대책에 대해 물었다. 교육부는 “대학까지는 지침이 내려온 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학 내 학칙에 의해 자체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공립 같은 대학도 따로 지원 대책은 없다”고 밝혔다.
대학 내 공기청정기 비치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크루트가 미세먼지 관련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대학교 내 공기청정기가 비치됐다고 답한 대학생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비치된 장소는 대학교의 경우 도서관(19%), 강의실(11%), 식당(8%) 순이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대부분이 공기정화장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대학 내 미세먼지 정책 부재에 대해 한 대학 관계자는 “사립대학의 경우 일부를 제외하곤 예산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며 “예산을 늘린 만큼 다른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학생 미세먼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
인터뷰 결과, 대학생은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길거리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대학 내 미세먼지 정화 설비가 설치됐는지 물었다. 이에 대학생 나모(20)씨는 “강의실 내 공기청정기가 설치됐는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연기학과에 재학 중인 한 대학생(21·여)은 “연기 전공이라 깨끗한 공기가 중요한데 대학뿐만 아니라 총학생회에서도 관련 대책을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고 물으니 “미세먼지가 있어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마스크 역시 따로 구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스포츠 과학을 전공한 정모(25)씨는 “초중고등학교는 몰라도 대학교에 미세먼지 휴교령이 내려질 것 같지는 않다”며 “대학은 원해서 간 것이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심해도 학교에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 소재 대학의 총학생회에 미세먼지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물었다. 이에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로 된지 오래되지 않아 중요한 문제로 다루고 있진 않다”고 답했다.
대학 관계자는 대학생의 미세먼지 심각성 인식도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최근에야 미세먼지를 사회 재난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대학생들이 미세먼지에 대한 위험성을 그리 크게 인지하지 못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대학 내 미세먼지 대책... 걸음마 수준
대학 내 미세먼지 대책은 미비하다. 최근 미세먼지가 심해지자 선문대에서 자체 캠페인 활동을 했다. 마스크를 나눠주고 미세먼지 대응요령을 안내했다. 제주대, 부산대 등은 대학 자체적으로 마스크를 나눠주는 활동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학에서 마스크 수량을 한정해 보급했다.
이에 대해 고은영 녹색당 운영위원은 “미세먼지에 대한 학내 시스템 부재”를 원인으로 들었다. 이어 “사회에서 이뤄지고 있는 미세먼지 대책들이 대학에서도 시행될 필요가 있다”며 “학내 보건센터를 통해 좀 더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세먼지 문제를 계기로 학생 건강권에 대한 논의를 통해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예찬 서던포스트 정책실장은 “선진국의 경우 청년을 미래로 보고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며 “정부는 미세먼지에 있어 대학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미세먼지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NASA 자료를 통해 중국에서 미세먼지 유입이 확인된 만큼 외교적 노력을 통해 보다 근본적으로 미세먼지 해결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