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지난해 배덕광 의원(자유한국당)이 스마트폰 라디오 기능 활성화 의무화법을 발의했고, 지난 4일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도 신경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이 문제를 따졌지만, 언제부터 어느 정도의 단말기가 라디오 기능을 지원하게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의무화법은 애플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정하는 회원국 간 기술 장벽 설정에 해당해 무역마찰로 번질 소지가 있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라디오 기능 활성화에 미묘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2016년 3분기 현재 44%의 스마트폰에서 라디오 기능이 활성화된 미국과 온도 차가 크다.
ABI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은 애플 아이폰을 빼고 팔리는 대부분의 안드로이드폰이 라디오 기능을 활성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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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윤 MBC 라디오 PD에 따르면 미국 역시 2012년까지만 해도 FM라디오 기능이 활성화된 스마트폰 비중(%)은 한자리에 불과했다.
하지만 미연방재난안전청이 2014년 스마트폰 FM 라디오 수신기능 활성화 운동을 하고, 지난해 미국 통신사인 버라이즌과 AT&T가 단말기 회사에 요구하면서 2016년 3분기 현재 활성화 비율이 44%로 늘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역시 지난해 말과 올해 3월 FM 라디오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공문을 (제조사 측에)두 차례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부 관계자는 “어찌 보면 FM라디오 기능으로 데이터 통신료가 줄어드니 통신사가 싫어하지 않겠냐고 오해할 수 있지만 두 차례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삼성 ‘긍정’, LG ‘무심’, 애플 ‘반대’
하지만 제조사별로 스마트폰 라디오 기능 활성화에는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애플은 미국에서도 라디오 기능을 활성화하지 않고 있으며, 국내 제조사들의 경우 신규폰에 FM 수신칩을 넣을 때나 기존 폰 활성화 시 스위칭 비용 등이 추가로 들기 때문이다. LG Q6 등 최근 폰들은 대부분 라디오 수신기능이 들어가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활성화돼 있지 않다.
삼성 등은 퀄컴과 브로드컴 등으로부터 관련 칩을 받는데, 브로드컴 칩은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지원용 칩에 FM 수신기능을 뺀 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도 삼성은 긍정적이다.
김진해 삼성전자 전무(한국총괄 모바일영업담당)는 미래부 장관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라디오 수신기능 활성화를 묻는 신경민 의원 질의에 “내년부터 휴대폰에 라디오 기능을 활성화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LG전자 이상규 전무(한국모바일그룹장)는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신경민 의원실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굉장히 긍정적인 상황이어서 80%까지 완료됐지만 LG전자는 약간 방관하는 느낌”이라며 “(미국에서도 안 하는)애플 아이폰은 의무화 시 WTO 무역규정 위반 소지가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삼성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으로 언제, 몇 %나 할지는 의사결정을 못 한 상태”라면서도 “LG는 아직 그런 수준이 아니고 애플의 의사를 묻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관련 회의조차 참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