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중반 세계적 에너지절감 추세에 따라 전기차는 환경을 지킬 수 있는 차세대 운송수단으로 각광을 받았다. 테슬라, GM, BMW 등 해외유명 업체에서 전기차 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당장에라도 전기차가 도로를 점려할 것만 같은 분위기가 흘렀다.
국내에서도 CT&T, AD모터스, 지앤디윈텍 등 벤처 업체들이 등장해 장미빛 전기차 미래를 선전했다. 당시 이들 전기차 관련 업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며 코스닥 시장을 군림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새로운 시장을 읽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한 대응과 기술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역량은 결국 국내 전기차시장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기술력은 선도 국가인 미국의 40%에 불과하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초소형 전기차는 자동차로 볼 수없어 도로에서 운행이 불가능하다. 이 문제로 경쟁력을 잃은 CT&T, AD모터스, 지앤디윈텍은 상장폐지 후 사업을 포기했다.
LED 업계 관계자는 “현재 LED 관련 기업이 국내에 1000여개가 넘게 존재하지만 그 중 기술 경쟁력을 가진 업체는 서울반도체(046890) 등 손에 꼽을 수준”이라며 “이미 일본, 독일 등에서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이 기술경쟁력을 갖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태양광 업계도 세계적 붐이 일고 있지만 유독 국내 기업이 힘을 못 쓰기는 마찬가지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SNE 리서치는 “세계 태양광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태양광 업계는 침체돼 있다”며 “전력한계비용과 신재생에너지인증서 가격 하락으로 태양광 발전사업을 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SNE 리서치는 “전략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며 “전세계 선두 모듈 생산업체들은 해외발전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자체 발전사업에 자사의 모듈 사용비중 또한 늘리고 있는데 반해, 국내 업체들은 그러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발전 소재인 웨이퍼와 잉곳을 만드는 넥솔론은 4년 연속 개별 영업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2014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같은 업종 경쟁업체로 2012년 법정관리를 신청했던 오성엘에스티도 4년 연속 지속된 개별 영업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태양광 부문 매각계획을 발표했다.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카이스트 초빙교수)은 “무조건 대세를 따른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라며 “차별화가 없는 기업은 도태되고 만다. 차별화의 핵심은 특허다. 특허 취득에 많은 자금이나 많은 인력이 필요지 않다. 창조적인 생각을 끊임없이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