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아바나 한인 후손회관에서 기자일행을 맞이한 안토니오 김함 회장은 한국과 쿠바가 다방면으로 교류하기 희망했다. 그는 “한국인 후손으로 한국이 하나로 통일이 되길 바란다”며 “정치적인 차이로 지금은 서로 사이가 안좋지만 하나가 되면 더욱 강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니깽으로 시작한 한류..이제는 K팝이 대세
쿠바 내 한인들의 역사는 94년 전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하던 한인 선조들의 이민으로 시작됐다. 1905년 1033명의 이민자를 태운 배가 제물포항(현재 인천)을 떠나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도착했다. 애니깽 선인장 농장에서 일하던 이들 중 300여명이 더 나은 삶을 찾아 1921년 쿠바로 향하며 쿠바 한인 역사가 시작됐다. 쿠바에 도착하자 경기가 좋았던 사탕수수 사업이 기울기 시작하며 한인 후손들도 어려운 생활에 봉착했다.
아바나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 마탄사스에 모여 살던 한인 이민자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상해 임시정부에 독립자금을 보내는 등 고국에 대한 애정을 잊지 않았다. 현재 쿠바 전역에 1000여 명의 한인 후손들이 흩어져 살고 있다.
안토니오 김함 한인후손회장은 쿠바 태생으로 옛 소련(현 러시아)에서 미그기 조종 훈련을 받았으나 다리 부상으로 미그기 정비사로 전환해 근무했다. 부모 모두가 순수 한국인으로 고국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안토니오 김 함 회장은 남북한 모두와 교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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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더하기 일은 귀요미~.”
한(限)이 묻어나는 쿠바 한인 역사와 달리 쿠바 젊은이들은 역동적인 한류문화에 더 익숙하다. 쿠바 한인후손회관도 최근 한류 열풍 덕에 200여명 넘는 한류 팬클럽 회원들이 주말마다 모여 K팝을 즐기면서 문전성시를 이룬다. 귀여미송은 물론 2NE1의 컴백홈까지 최근 K팝을 한국말로 부르는 것은 물론 춤동작까지 제대로 따라하며 즐기고 있다.
쿠바의 최고 한류스타는 윤상현. 그가 출연한 ‘아가씨를 부탁해’, ‘시크릿 가든’, ‘내조의 여왕’ 등 세편이 잇따라 쿠바 현지서 방송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내조의 여왕은 시청자 호응도 87.7%를 기록했고, 종영 무렵에는 드라마 부문에서 인기도 2위를 기록할 정도. 이런 인연으로 윤상현은 2013년 한국 연예인 최초로 쿠바를 방문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 관련 행사에 한류스타를 초대하고 싶어도 너무나 뜨거운 현지인들의 반응에 쿠바정부가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부담스러워 할 정도라는 후문이다. 한류팬클럽 회원인 마리아 호세피나(33.여) 씨는 “애정표현이 자유로운 쿠바와 다르게 한국드라마는 끝날 때쯤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이 답답하지만, 그렇게 다른 점이 더 흥미를 느끼게 한다”면서 “드라마로 시작된 관심이 음악으로 이어져 샤이니, 엑소, 장윤정 등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즐겨 듣고 따라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4월에는 최초로 쿠바에서 한국어능력시험에 71명의 참가자가 응시한 가운데 진행됐고, 우수한 성적을 거둔 쿠바 현지 대학생 2명이 남서울대학에서 5개월간 연수를 마치고 돌아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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