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부품 대부분은 현대자동차(005380)나 기아자동차(000270), 도요타자동차, 폭스바겐 같은 완성차 회사가 만드는 게 아니다. 완성차는 수천 여개에 달하는 부품사가 납품한 부품을 조립할 뿐이다. 보통 하나의 차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최대 4~5차례의 납품을 거친다. 이 중에는 매출 23조 원의 세계 8위 부품사 현대모비스(012330)가 있는가 하면 매출 수십억 원의 작은 회사도 있다. 현재 국내 완성차 회사에 직접 부품을 납품하는 국내 1차 부품사의 수는 총 887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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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생태계의 모태는 현대·기아차다. 현대·기아차가 연간 750만대 이상을 생산하는 세계 5위 자동차 회사로 성장하며 부품사도 훌쩍 컸다. 국내 부품사 대부분은 현대·기아차나 납품 비중이 절반, 많게는 90%를 넘는다.
현대·기아차도 국내 부품사의 기술 발전 덕택에 성장했다. 현대차는 1970년대 시작 당시만 해도 포드·미쓰비시 등의 핵심 기술을 이용해 위탁 생산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1980년 이후 현대위아(엔진), 현대파워텍(변속기) 등 부품 계열사와 협력사를 통해 주요 부품을 국산화했다. 보쉬 등 독일 기업에 의존해 왔던 전장 부품도 최근 상당 부분 국산화했다.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한 독자적인 한국식 자동차 생태계가 탄생한 것이다.
규모를 키운 국내 부품사들은 최근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인도 등 신흥 시장으로의 진출도 있지만 폭스바겐이나 포드 등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로의 납품 물량도 늘고 있다. 외국계인 한국GM과 르노삼성도 이런 국내 부품사들의 국제화를 돕는다. 모회사인 GM과 르노-닛산이 부품 구매를 총괄하기 때문이다. 이곳 납품이 곧 해외 납품 기회로 이어진다.
자동차 강국 독일·미국·일본은 우리와 또 다른 형태의 자동차 생태계다. 세계 1위 부품사인 독일 보쉬의 영향력은 독일 완성차보다 크다. 독일 내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그룹(아우디·포르쉐 포함) 등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가 즐비하다. 보쉬의 신기술 개발이 곧 독일차의 신기술이 된다. 세계 2위 부품사 일본 덴소나 미국 존슨 컨트롤 등도 비슷하다. 부품사들은 자국 완성차와 함께 성장한다. 그리고 완성차는 결국 부품사들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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