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유럽발 악재를 견디지 못하고 하락 마감했다. 독일과 프랑스 정상들이 이탈리아를 지원할 것이란 뜻이 전해지면서 장중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후반들어 벨기에 신용등급 강등 강등 악재가 나오면서 하락 반전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25.61포인트, 0.23% 하락한 1만1231.94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대비 2.68포인트, 0.23% 내린 1159.11을, 나스닥지수도 18.50포인트, 0.75% 떨어진 2441.58을 각각 기록했다. 이로써 S&P500과 나스닥지수는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이번주 들어 각각 4.8%와 4.7% 내렸는데 이는 대공항 이후 최대 하락폭으로 기록됐다.
전날 추수감사절로 하루 휴장한 뉴욕 증시는 이날 오후 1시에 조기 폐장했다. 거래량이 적은 가운데 주요 경제지표도 예정에 없어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자연스레 유럽으로 쏠렸다.
장중 독일과 프랑스 정상들이 이탈리아를 지원할 뜻이 전해지면서 뉴욕 증시는 1% 이상 상승세를 타기도 했으나 후반들어 유럽발 악재가 하나둘씩 쌓이면서 상승세를 지켜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미 유통업체 베스트바이가 0.31% 하락한 가운데, 미 2위 이동통신업체 AT&T가 T모바일 USA 합병작업이 무산될 것이란 소식에 1% 내외로 밀렸다. HP와 쉐브론이 각각 1.51%, 1.56% 하락했다.
◇ 독일 프랑스 정상 "이탈리아 붕괴는 유로존 종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이탈리아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탈리아 마리오 몬티 총리 대변인실이 발표문을 통해 전날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만나 이탈리아의 붕괴는 필연적으로 유로존의 종말로 이어질 것이라는데 대해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탈리아는 재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중요한 대책들을 추진하고 있으며 독일과 프랑스 정상들도 이에대해 지지한다고 전했다.
앞서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정상들은 전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만나 정상회의를 가졌었다.
◇ 이탈리아 국채 금리 급등..유로존 창설 이후 최대
독일이 국채 발행에서 수요 부족이라는 쓴맛을 본 가운데 이탈리아 역시 국채 발행 금리도 크게 치솟으면서 유럽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날 이탈리아는 2년물 국채 20억유로를 발행했는데 평균 발행금리가 7.814%에 매각되는 등 국채 금리가 치솟았다. 이는 지난 1999년 유로존 창설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발행한 80억유로 규모의 6개월물 국채 금리도 6.504%에서 결정되는 등 이전보다 크게 뛰었다.
◇S&P, 벨기에 등급 강등.. `금융 및 채무우려 커져`
세계 시장에 국가신용등급 강등이 회오리처럼 몰아치면서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가운데 이번엔 벨기에가 주인공이 됐다. 이날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벨기에의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한단계 강등했다.
S&P는 벨기에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정치적 무정부 상태가 지속되면서 금융 부문과 채무에 대한 우려가 커지가 있다고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S&P는 "새정부를 구성하려는 노력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벨기에에 가해지는 국내외의 잠재적 경제 압력에 대응하는 정부 당국의 능력도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날엔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포르투갈에 대해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정크수준)으로 하향조정했으며, 무디스는 헝가리 국가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단계로 강등해 유로존 재정위기 여파가 동유럽까지 전이되고 있음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