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17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
베어스턴스발 충격으로 200포인트 가까이 하락 출발했던 다우 지수는 장중 낙폭을 줄여 잠시 반등을 시도하기도 하는 등 변동성이 심한 움직임을 연출하고 있다.
베어스턴스의 몰락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RFB)의 긴급 조치가 투자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루머로 떠돌던 베어스턴스 사태가 일단락 됐다는 안도감과 바닥론도 공존하는 모습이다.
최근까지 유동성 위기를 극구 부인하던 월가 5위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JP모간 체이스에 주당 2달러라는 헐값에 매각되면서 신용 위기는 그야말로 극에 달한 상황.
특히 연준이 지난 금요일 긴급 성명 발표에 이어 주말 저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이틀 남겨두고 재할인율을 전격 인하한 것이 `얼마나 급했으면..`이라는 의구심을 낳으며 두려움을 증폭시켰다.
개장 전 발표된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는 월가 예상치를 하회하며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산업생산도 기대치를 밑돌아 경기후퇴(recession) 우려를 더했다. 그러나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BH) 주택시장 지수는 월가 전망에 부합했다.
한편 이날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긴급 경제대책 회의를 열고 "미국이 도전의 시기에 직면해 있다"며 "필요하면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했다.
오후 1시6분 현재 다우 지수는 1만1842.16으로 전일대비 108.93포인트(0.91%)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7.49포인트(2.15%) 떨어진 2165.00을 기록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264.46으로 23.68포인트(1.84%) 밀렸다.
국제 유가는 경기 우려로 급락세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4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4.63달러(4.2%) 밀린 105.58달러를 기록중이다.
유가는 앞서 개장 전 전자거래에서 111.80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
달러는 또 유로대비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고, 엔에 대해서도 12년래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금값은 온스당 1033.90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베어스턴스 `폭락`-리먼 등 금융주 `급락`
베어스턴스(BSC)가 87.3% 폭락했다. 반면 JP모간 체이스(JPM)는 8.4% 올랐다.
리먼 브러더스(LEH)는 39.3% 급락했다.
월가가 베어스턴스 다음 타자로 리먼 브러더스를 주목하자 이날 리처드 풀드 최고경영자(CEO)는 직접 해명에 나섰다.
풀드 CEO는 "연준의 일련의 조치로 유동성 상황이 나아졌다"며 "금융권에서 유동성 이슈는 더 이상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리먼 브러더스의 신용등급을 `A1`으로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은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리먼이 혼란스러운 금융 시장에서 꽤 잘 운영해왔지만 자산 가치가 하락하고 글로벌 유동성이 줄어들고 있어 등급 전망을 낮추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메릴린치(MER)와 골드만삭스(GS)도 각각 11%, 8.9% 떨어졌다.
◇3월 뉴욕 제조업 경기 `사상 최악`
뉴욕 지역의 3월 제조업 경기는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3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가 전월의 -11.7에서 -22.2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월가 전망치인 -5.0도 하회하는 수치다.
◇2월 산업생산 0.5% 감소..`기대 이하`
미국의 2월 산업생산은 월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2월 산업생산이 0.5%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0.2%보다 큰 감소폭이다.
생산설비 가동률은 전월의 81.5%에서 80.9%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05년 11월 이래 최저 수준이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생산이 국내 경기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달러 약세에 따른 수출에 힘입어 보합권을 유지하고 있다"며 "상황이 더 나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