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시내에서 1시간 30분여를 달려 도착한 아츠기현(縣)의 닛산 디자인센터(PIF·Project Imagination Factory) 건물은 닛산의 디자인 콘셉트를 그대로 표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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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는 닛산차의 글로벌 디자인을 총괄하는 곳으로 지난해 완성됐다. 닛산은 지난 1935년 디자인센터를 처음 오픈하고 7명의 디자이너로 그 첫 발을 내니뎠다. 이후 지난 82년에 새로운 디자인센터를 건립했고, 지난 99년 '닛산 디자인 리바이벌 프로그램'에 의해 지금의 PIF가 탄생한 것.
현재 닛산은 이곳 이외에 일본 하라주쿠, 미국 샌디에이고와 디트로이트, 영국 런던, 대만 등에 총 6개의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아츠기현의 PIF는 이들 스튜디오를 총괄하는 닛산 디자인의 심장부인 셈이다.
시로 나카무라 닛산 디자인 총괄 부사장은 "현재 전세계에 900여명의 디자이너들이 일하고 있으며 이곳 PIF에만 600여명의 디자이너들이 창조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며 "새로운 글로벌 디자인센터는 혁신적인 제품을 보다 빠르게 시장에 내놓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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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적인 프리젠테이션 이후 제일 먼저 들른 곳은 '룸 700'이라고 씌여진 방이었다. PIF의 내부에는 수 많은 룸이 존재하는데 룸 마다 '700', '300' 등의 숫자가 크게 씌여있었다. 이것은 그 룸이 수용할 수 있는 인원 수를 나타내는 것이라는 것이 닛산측의 설명이었다.
'룸 700'은 개발 중인 차량의 디자인 최종 상품을 전시, 경영진들과 디자이너들이 함께 참여해 최종적으로 양산을 결정하는 곳. 아울러 야외 전시장과 연결돼 있어 자연광 속에서도 어떤 모습을 띄는지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다.
현장에 도착하자 콤팩트 SUV와 중형 세단이 눈에 띄었다. 안내를 맡은 하시모토 마사히코 글로벌 매니지먼트 매니저는 "화이바수지로 제작된 차량은 대체적인 차의 내부 인테리어를, 외관이 갖춰진 차량은 차의 외부를 한 눈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곳에 전시되는 차량은 최종단계에 있는 차량으로 몇 년에 한 번씩 이곳에 전시됐음에도 불구 출시되지 못하는 차가 나오기도 한다"며 "보통 사람들이 모르는 부분에서부터 바뀌지 않는 곳이 없을 만큼 최종단계까지 계속 변화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룸 700'에서 나와 디자이너들이 직접 작업을 하는 디자이너 작업실로 발길을 옮겼다. 이동 중 특이했던 점은 PIF내부의 모든 면이 온통 하얀색으로 도색돼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벽면에는 각 구역별로 다른 색깔의 선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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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작업공간에 들어서기 전, 'It all starts with a single line'이라는 문구가 작업실 입구 벽면에 씌여 있었다. 하시모토 매니저는 "닛산 디자인의 기본 콘셉트인 심플함을 강조하기 위해 써놓은 것"이라고 밝혔다.
작업실에 들어서자 입구에 경쟁사인 혼다의 오토바이가 놓여있었다. 이것은 디자이너가 디자인 작업시 본인 스스로 자극을 받기 위해 가져다 놓은 것이라는 것이 하시코토 매니저의 설명이었다.
디자이너들은 쾌적하면서도 잘 정돈된 공간 속에서 자신들만의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리고 각 자리마다 디자이너 머리 위에 커다런 원반이 설치돼 있었다.
회사측은 "대체로 태블릿 컴퓨터로 작업하는 디자이너들이 작업시 자연채광에 의해 들어오는 빛의 반사를 막고 일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디자이너들에 대한 회사측의 세심한 배려가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디자이너들의 작업공간을 나서자 커다란 '모델홀'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은 디자인의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외관과 내관을 확인하기 위한 곳으로 각 차량의 스케치와, 사진, 최종 모델 등 신차가 탄생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마침 모델룸에서는 '인피니티 G37 쿠페'의 클레이(진흙) 모델 작업 시현이 진행되고 있었다. 클러이 모델작업은 우선 디자이너가 내놓은 이미지를 3D로 제작한 후 실제로 만들어 보는 것으로 이 단계를 통과하면 다시 3D이미지로 제적, 본격적인 차량 모델을 만들게 되는 중요한 작업이다.
클레이 모델을 제작한 이후에는 실제 차체와 같은 색깔의 필름을 부착해 면의 고르기를 확인하고 야외에서도 자연 채광 속에서 빛의 흐름과 반사 등을 일일이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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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총 중량 5톤의 차량 운반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인포 갤러리(Info Gallery)에 들어섰다. 이곳은 디자이너들의 창의적 활동에 자극을 주기 위해 세상에서 각종 아이템들을 전시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디자이너들은 휴식을 취하거나 디자인의 영감을 얻어간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300여미터에 달하는 복도 곳곳에 각종 편의 시설은 물론 디자이너들만을 위한 도서관이 마련돼 있다는 점이었다. 하시모토 매니저는 "이곳을 우리는 '인포 키친(Info Kitchen)'이라고 부른다"며 "이곳에는 아트, 패션, 건축관련 잡지와 정보 등이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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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PIF내부에는 각종 카페테리아를 비롯, 벽면 인테리어와 깔끔한 작업 공간 등 온통 디자이너들을 최고로 여기고 그들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요소들이 곳곳에 숨어있었다. 닛산의 글로벌 디자인은 이처럼 최고의 환경과 배려 아래에서 조용히 탄생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