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국내에서 직장을 잡지 못해 외국으로 떠나는 해외이주자의 비중이 점점 늘고, 직장을 고를 때 안정성보다는 수입이 얼마인지가 더 중요해졌다.
그런가 하면 작년 한 해 19세 이상 성인 한 사람이 마신 술은 모두 86.8ℓ로 전년(80.5ℓ)보다 7.8% 증가했다. 소주 24.6ℓ(360㎖들이 기준 68병), 맥주 54.9ℓ(500㎖들이 기준 110병)씩이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03년 한국의 사회지표’는 이런 우리 사회의 모습을 비춰주고 있다.
◆ 직장 찾아 외국으로 나간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우리나라에서 외국으로 이주를 나간다고 신고한 이는 모두 1만1178명으로 전년(1만1584명)보다 3.5% 줄었다. 해외 이주 이유를 살펴보면 취업이 56.5%로 가장 높고 연고(緣故)를 찾아서 18.4% 사업이 14.9%의 순이었다.
이는 2001년과 비교할 때 취업 목적은 3.9% 증가한 반면, 연고 및 국제결혼 목적은 크게 감소한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국내경제 침체를 반영해 해외취업을 통한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 학력 간 임금격차는 축소
고졸 학력을 가진 근로자 임금을 100으로 놓을 때 작년 대졸자 이상 근로자 임금은 153.8을 기록, 1999년(159.5) 이후 학력 간 임금격차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퇴직, 능력위주 문화가 정착되면서 직장 사회에서 고학력이 주는 메리트가 갈수록 사라진다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 교육비 비중 10% 넘어
도시근로자 가구의 전체소득 중 가구주가 벌어들이는 소득비중은 68.2%를 기록, 1990년(73.3%)보다 줄어든 반면, 배우자가 벌어들이는 비중은 9.6%로, 1990년(6.1%)보다 크게 늘어났다.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 많아진 결과다.
작년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비액 중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0.9%를 나타내 IMF 외환위기 이후 6년째 10%대를 넘어서고 있다. 통계청은 “근로자들이 경기침체 속에 다른 부문의 소비는 줄이면서도 교육투자는 아끼지 않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 출산율 1.17명으로 인구유지 어려워
작년 한 해 혼인건수는 30만7000쌍으로, 전년(32만쌍)보다 1만3000쌍 감소하는 등 혼인이 최근 10년 사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결혼은 줄고 이혼은 늘어나는 사회 분위기 속에 ‘합계출산율’(가임여성이 평생 낳는 아이 수)은 작년도 1.17명으로 사상최저 수준을 기록, 인구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2.1명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