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엑소더스`..나스닥 1700선 붕괴

정명수 기자I 2003.07.18 05:30:06

지표호전 무색..다우·S&P 동반하락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일단 팔고 보자" 나스닥 시장이 실적 전망이 불투명한 기술주를 서둘러 털어내려는 투자자들로 `엑소더스`의 물결을 이뤘다. 실업수당신청, 주택착공, 필라델피아 지수 등 경제지표가 모두 경기 회복의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매물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기술주에 대한 매도 압력은 보합선에서 잘 버티던 다우 지수에도 악영향을 미쳤고, S&P 지수역시 1%이상 급락했다. 전날 IBM 실적에 실망한 투자자들은 핸드셋 1위 업체인 노키아의 실적 경고에 평정심을 잃은듯 개장 초반부터 `팔자`를 외쳤다. 17일 다우 지수는 전날보다 43.77포인트(0.48%) 떨어진 9050.82, S&P500은 12.27포인트(1.23%) 떨어진 981.73, 나스닥 지수는 49.95포인트(2.85%) 떨어진 1698.02를 기록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거래량은 16억4800만주, 나스닥시장의 거래량은 19억1100만주였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주가가 오른 종목은 700개, 내린 종목은 2126개였으며, 나스닥에서는 617종목이 오르고, 2432종목이 떨어졌다. 국제유가와 금값은 오름세를 나타냈다. 달러 가치는 주요 경쟁국 통화에 대해 소폭 올랐고, 국채 수익률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개장전 발표된 실업지표와 주택시장 지표는 긍정적이었지만 기술주의 실적 우려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장중에 나온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도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소용이 없었다. 개장초반 다우 지수는 지수 비중이 높은 코카콜라, 캐터필러 등의 실적이 호전되면서 보합선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반면 나스닥은 `노키아 쇼크`에 크게 흔들렸다. 노키아는 2분기에 악화된 실적을 발표하면서 3분기 전망도 좋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노키아 주식은 19.89% 하락했다. 전날 IBM이 예상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놨지만 환차익을 감안하면 `속빈강정`이라는 실망감을 줬기 때문에 노키아의 실적 경고 파장은 기술주 진영 전체에 급속하게 확산됐다. IBM은 3.93% 하락했다. 장마감후 실적을 발표한 MS는 3.02% 떨어졌고, 인텔은 1.50% 하락했다.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날보다 16.68포인트(4.17%) 떨어진 382.90을 기록했다. IT에 대한 매도 공세는 종목을 가리지 않았다. 시스코는 2.58%, 야후는 3.89%, 선마이크로는 4.16% 하락하는 등 반도체, 네트워크, 닷컴, 소프트웨어 등 IT 전체가 매물 압박에 시달렸다. 메릴린치가 투자등급을 상향 조정한 AOL이 0.24% 상승했고, 실적이 호전된 애플컴퓨터는 5.18% 상승, 기술주 하락 대열에서 벗어났다. 다우 지수는 장중반까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개장전 경제지표가 호전된데다 중장비업체인 캐터필러와 코카콜라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내놨기 때문. 주간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는 전주대비 2만9000건 줄어든 41만2000건을 기록, 예상치 42만4000건을 크게 밑돌았다. 계절적 요인으로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있었지만 심리적으로는 노동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는 위안을 줬다. 6월 신규주택착공은 전월 대비 3.7% 증가해 예상치 0.6% 증가를 웃돌았다. 기대를 모았던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도 예상치 7.7을 웃도는 8.3을 기록했다. 미국 동부 연안의 제조업 경기가 회복 기조를 보였지만, 기술주 급락으로 빛을 잃었다.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중장비 업체인 캐터필러는 2분기에 주당 1.15달러의 순이익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주장 0.58달러에서 이익 규모가 2배나 급증했다. 캐터필러는 9.01% 상승했다. 코카콜라도 호전된 실적을 발표 4.31% 오름세를 나타냈다. 반면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하니웰은 0.90% 하락했고, GM은 3분기 긍정적인 실적 전망을 내놨지만 0.50% 떨어졌다. 보잉사는 연말까지 5000명의 추가 감원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가는 0.66% 떨어졌다. 델타항공은 분기 순익이 개선됐지만 정부 보조금의 영향이 커, 주가는 오히려 12.12% 떨어졌다. 컨티넬탈항공도 8.79%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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