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시련에도 놓지 않은 활과 총… 두 '종호' AG 금메달 결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이석무 기자I 2026.10.02 00:05:04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양궁 김종호, 남자 컴파운드 개인전 첫 金
사격 송종호, 올림픽 실격 딛고 정상으로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활을 내려놓으려던 소년은 한국 양궁의 새 역사를 썼다. 올림픽 실격의 아픔을 삼켰던 사수는 12년 만에 아시아 정상으로 돌아왔다.

김종호(32·현대제철)와 송종호(36·IBK기업은행). 이름이 같은 두 베테랑이 활과 총으로 전한 소식은 금메달 이상의 울림을 남겼다. 몇 번을 넘어져도 다시 일어선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남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김종호가 메달을 깨물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남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김종호가 메달을 깨물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사격 국가대표 송종호. 사진=대한사격연맹 제공
한국 사격 국가대표 송종호. 사진=대한사격연맹 제공
김종호는 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남자 컴파운드 개인전 결승에서 장정웨이(대만)를 149-145로 꺾었다. 한국 남자 선수로는 이 종목 첫 금메달이다. 남녀를 통틀어 한국의 컴파운드 개인전 우승은 2014 인천 대회 최보민 이후 12년 만이다.

같은 날 송종호는 아이치현 도요타의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윤서영(KB국민은행), 이건혁(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과 남자 25m 속사권총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의 정상 탈환이다. 당시 24세였던 송종호는 대표팀 맏형이 돼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선수 모두 네 번째 아시안게임에서 거둔 결실이다. 양궁 컴파운드와 사격 속사권총은 한국이 전통적으로 강했던 종목도 아니다. 하지만 김종호는 한국 남자 컴파운드가 넘지 못했던 개인전 우승의 벽을 허물었다. 송종호 역시 오랫동안 내줬던 속사권총 단체전 정상을 되찾았다.

김종호의 시작은 화려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리커브로 양궁에 입문했지만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고교 시절에는 선수 생활을 접을 생각까지 했다. 재능을 아깝게 여긴 코치진이 컴파운드 전향을 권했다. 컴파운드는 도르래와 조준경이 달린 활로 50m 거리의 과녁을 맞히는 종목이다.

김종호는 당시를 돌아보며 “리커브에서는 기대했던 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았는데 컴파운드가 내게 더 잘 맞았다”고 말했다. 활을 내려놓는 대신 다른 활로 바꾸자 새로운 길이 열렸다. 2015년 세계선수권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다. 광주 유니버시아드에서는 남자 단체전과 혼성전 2관왕에 올랐다.

그런 그에게도 아시안게임 개인전은 좀처럼 열리지 않는 문이었다. 인천에서는 개인전 본선에 나서지 못했다. 자카르타·팔렘방에서는 개인전이 열리지 않았고, 항저우에서도 개인전 메달을 얻지 못했다. 한때 8위였던 세계랭킹도 올해 9월에는 28위까지 밀렸다.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 올해 국가대표 최종 평가전에서 합계 1위에 오르며 다시 기회를 잡았다.

마지막까지 김종호의 손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날 결승에서 쏜 15발 중 14발이 10점이었다. 세 번째 화살만 9점에 꽂혔다. 한때 양궁을 그만두려던 선수가 거의 완벽한 경기로 한국 남자 컴파운드의 첫 개인전 금메달을 완성했다.

송종호도 종목을 바꾸면서 자신의 길을 찾았다. 서울체고에서 공기권총을 쏘던 그는 고교 3학년 때 속사권총으로 전향했다. 속사권총은 남자 전용 종목으로 권총으로 25m 거리의 표적을 쏜다. 빠른 시간에 총 60발을 사격해 순위를 가린다. 그는 용인대를 거쳐 태극마크를 달았고,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첫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이후 그의 선수인생은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송종호는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을 불과 2주 앞두고 조준에 사용하는 오른쪽 눈의 각막이 찢어졌다. 회복 후 대회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총기 검사 절차를 놓쳐 실격됐다. 몸의 상처가 아물자 마음에 더 깊은 상처가 남았다. 그는 “올림픽에서의 실격이 선수 인생에서 가장 컸던 충격”이라고 당시 기억을 털어놓았다.

송종호는 다시 사대에 섰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 2024년 카이로 월드컵 개인전 금메달로 재기의 발판을 놓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핵심적인 준비에 집중해 지혜롭게 시합을 운영하겠다”고 다짐했다. 쓰라렸던 경험을 경기 운영의 밑거름으로 삼은 맏형은 후배들과 함께 12년의 기다림을 끝냈다.

두 ‘종호’에게 이번 금메달은 버텨온 시간에 대한 보상이었다. 활을 놓고 싶던 날도, 실격의 충격을 삼켜야 했던 날도 있었지만 두 선수는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끝까지 도전한 이들의 선수 인생에, 다시 금빛 꽃이 피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2026 아시안게임

- 서채현, 볼더링 동메달… 주 종목 리드서 첫 금 노린다 - 패배 위기 넘긴 이준환, 연장 한판승으로 동메달 획득 - 윤규성, 첫 아시안게임서 ‘금빛 품새’…한국 남녀 개인전 2연속 석권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