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를 연구 중인 저자가 황푸군관학교 출신 한인들의 이야기를 정리했다. 저자에 따르면 1926년 말부터 1927년 초까지 광저우에 집결한 한인은 800여 명이었으며, 이 중 250여 명이 황푸군관학교를 다녔다. 이들은 자신의 행적이 드러나면 고국의 부모 형제에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해 국적과 호적을 바꿔 활동했다. 졸업 이후 중국혁명군에 복무하며 한인 독립운동을 지원하거나, 중국 공산당 조직에 편입돼 공산주의 운동에 투신한 것으로 추정된다. 절반 이상은 졸업 이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황푸군관학교을 나온 한인들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저자는 최대한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황푸군관학교를 다닌 한인들의 입학 시기, 경력, 그리고 입교 동기와 졸업 이후 행적 등을 총망라했다. ‘황푸군관학교동학록’에 나오지 않는 입교(入校) 추정 인물까지 추가했다.
저자가 황푸군관학교를 거쳐 간 모든 한인의 정보를 모은 이유는 독립을 위해 애써온 이들에게 “무엇인가 갚아야 할 빚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저자는 “조국 독립에 대한 열망만으로 입교한 한인 청년들, 이들은 빨갱이도 좌파도 아니다”라며 “오직 일제에 빼앗긴 조국을 찾아야 한다는, 스스로 짊어진 사명이 있었을 뿐이다”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