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일각에선 정책 기대감이 증시를 끌어올린 만큼, 정책이 현실화하면 지수가 다시 내리막을 탈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현재는 글로벌 증시에 인공지능(AI) 바람을 몰고 온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21일로 예정돼 있어 이에 따른 코스피 방향에 관심이 우선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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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50포인트(1.19%) 오른 2680.2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2월 들어서만 2490선에서 2680선으로 7.34%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같은 기간 일본 닛케이 지수(6.02%)나 중국 상하이 지수(4.37%), 미국 나스닥 지수(4.03%)를 모두 웃도는 수익률이다.
특히 외국인은 이달 들어 단 하루(15일)를 제외한 10거래일 동안 코스피를 사들이고 있다. 이날 역시 외국인은 6093억원을 사들였고, 이달 6조6801억원의 순매수세를 이어나갔다.
증시가 급등하자 개미들도 다시 코스피를 기웃거리고 있다. 증시 주변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6일 기준 53조9280억원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7.07% 증가했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 등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에 맡긴 자금이다. 언제든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어 증시 대기자금으로 불린다.
거래대금도 늘어나고 있다. 2월 코스피 일 평균 거래대금은 11조6909억원으로 1월(8조8748억원) 일 평균 거래대금은 물론 산타랠리가 왔던 지난해 12월 일 평균 거래대금(9조2874억원)도 웃돌고 있다.
코스피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다. 정부가 오는 26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로 한 가운데, 저평가된 대형주로 매기가 몰리고 있어서다. 실제 이날은 상장 공기업이 크게 오르며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가 각각 9.95%, 12.71% 상승했는데, 정부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주주환원 확대 노력을 반영할 것이란 소식이 주효했다.
게다가 기업공개(IPO)에 대한 기대감까지 증시에 대한 주목도를 높였다. 지난 14~15일엔 올해 첫 조(兆) 단위 코스피 상장 종목인 에이피알(APR)이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공모주 청약을 시행하며 13조9100억원의 자금을 빨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LG CNS, SK에코플랜트, 케이뱅크 등 대형 기업이 상장을 앞둔 만큼, IPO가 증시에 바람잡이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확대하고 있다.
◇3월 봄바람 기대 속 ‘과속’ 우려도
시장은 주주총회가 이어지고 있는 3월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은 6월 이후로 지연되고 있지만 물가상승률 둔화(디스인플레) 기대가 여전히 유효하다면 낙관론도 유지할 수 있다”면서 “특히 올해 주주 총회 시즌 내 환원 정책 관심은 작년보다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만큼, 실제 정책이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차익 실현에 나서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이미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으로 인기를 끈 현대차(005380)나 LG(003550)는 이달 들어 29.75%, 26.22%씩 오르며 코스피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인 바 있다.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는 수치라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저PBR주는 이미 급등했고, 구체적인 내용이나 가이드라인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거나 웃돌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면서 “단기적으로는 기대와 현실 간 괴리를 좁히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뉴욕발 쇼크도 주의해야 한다. 최근 뉴욕증시의 상승세를 이끈 것은 AI에 대한 기대감이다. AI반도체 붐을 이끈 엔비디아가 내놓는 성적에 따라 우리 증시 역시 흐름을 바꿀 수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증시에 인공지능(AI) 기대감은 여전히 크게 반영돼 가고 있는데, 엔비디아의 실적과 향후 전망이 시장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날 경우 즉시 증시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실적이 잘 나오더라도, 차익매물이 출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엔비디아는 21일(현지시간) 실적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