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본시장에서 동시에 매각을 진행 중인 폴라리스쉬핑과 HMM(011200) 얘기다. 폴라리스쉬핑의 인수 대상자 선정 작업이 임박한 가운데, 매각 후발주자인 HMM(011200)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종 업계인 해운사라는 점이나 외국계 원매자가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 등 공통점이 많은 매각건이기 때문이다.
폴라리스쉬핑 매각에 HMM(011200)과 HMM 최대주주 중 한 곳인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국내 원매자 인수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새 국면을 맞은 상황이다. 폴라리스쉬핑 매각이 어떤 결론을 내느냐에 따라 HMM에도 여러모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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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여러 해운사가 M&A 시장에서 새 주인을 찾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진행 속도가 앞서 가는 곳을 꼽으라면 폴라리스쉬핑과 HMM이다.
폴라리스쉬핑은 해운사 가운데 매각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르다. 올해 초 투자설명서(IM) 배포를 시작으로 매각 작업에 나선 폴라리스쉬핑은 4월 예비입찰에 이어 5월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를 추리고 본격적인 실사에 나섰다. 7월까지 이어진 실사를 마친 매각 측은 본격적인 바인딩 오퍼를 받으면서 진성 원매자를 추린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앞선 본 실사에는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와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 Rock), 일본 최대 해운사 상선미쓰이(MOL)와 중국 최대 해운사인 코스코(COSCO)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원매자가 실사 명단에 다수 포함되면서 크로스보더(국경간 거래)로 기우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HMM과 해양진흥공사가 우리PE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할 것이란 얘기가 퍼지면서 혼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규모를 갖춘 국내 선사가 국외 자본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과는 열어봐야 알 수 있지만, 국내 원매자간 의기투합이 이뤄진다면 매각이 새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HMM과 해양진흥공사가 우리PE에 힘을 실어준 것이 사실이고, 실제 폴라리스쉬핑 인수까지 이어진다면 여러모로 따져볼 게 많다. 폴라리스쉬핑 인수자 명단에 HMM과 해양진흥공사가 참여하는 그림이 되기 때문이다. 자금 지원 규모를 떠나 폴라리스쉬핑과 HMM이 연대하는 구조를 그려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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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HMM 인수전에도 직간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아직은 초반 단계인 HMM의 최종 매각가 산정과 협상에도 주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매각 이후에도 HMM 영구채를 한동안 소유할 한국해양진흥공사가 폴라리스쉬핑과도 연을 맺으면서 두 해운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란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관건은 매각 결과다. 폴라리스쉬핑이 국내 원매자에게 넘어간다면 앞선 시나리오는 유효해진다. 반면 여전히 남아 있는 외국계 자본 매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일각에서는 새 주인이 가려지기 임박한 시점에서 폴라리스쉬핑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매각 스케줄이 다소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폴라리스쉬핑 회장실과 경영기획본부·재무팀 등지에 수사관들을 보내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김완중·한희승 공동대표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주회사 폴라에너지앤마린에 폴라리스쉬핑 자금 500억원을 대여금 명목으로 빼돌려 손해를 입힌 혐의를 확인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해당 딜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미 진행이 막바지 단계기 때문에 검찰 이슈가 딜에 미치는 여파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국내 원매자가 HMM 인수에 성공한다면 HMM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은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