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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한강 노들섬, 발레·오페라로 물든다

이윤정 기자I 2023.08.31 05:30:00

''2023 한강노들섬클래식''
발레 ''백조의 호수''·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야외서 전막 발레 처음…정상급 클래식 선보일 것"
10월 14~22일 매주 토·일요일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새하얀 튀튀(Tutu·발레복)를 입은 수십명의 발레리나들이 양팔을 하늘 위로 올렸다 내리며 우아한 날갯짓을 뽐낸다. 어두운 무대를 배경으로 다리를 꼿꼿이 세운 채 백조처럼 사뿐히 무대를 누비는 발레리나들의 춤은 황홀한 장면을 연출한다. ‘백조의 호수’에서 발레리나들이 시시각각 대열을 바꾸며 춤추는 백조 군무 장면은 ‘발레블랑’(Ballet Blanc·백색 발레)의 정석으로 손꼽힌다.

야외의 경치와 함께 전막 발레를 막끽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서울문화재단이 오는 10월 14일부터 22일까지 매주 토·일요일에 총 4회에 걸쳐 노들섬에서 무료로 개최하는 ‘한강노들섬클래식’에서다. 서울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예술축제 ‘아트페스티벌_서울’의 일환으로 가을 시즌의 대미를 장식한다.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강노들섬클래식’ 제작발표회에서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야외에서 갈라 형태로 발레 공연을 한 적은 많이 있지만, 전막 공연을 야외에서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출연진과 함께 세계 정상급의 클래식 예술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사진=유니버설발레단).
◇시대를 초월한 고전 2편 무대로

올해 축제 주제는 ‘시대를 초월한 고전(Timeless Classics)’이다. 명작 발레 ‘백조의 호수’(10월 14일~15일)와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10월 21~22일)를 준비했다. 많은 고전 중에서도 젊은 연인의 순수한 사랑, 정의 실현 등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보편적인 소재가 담겨있으면서도 비극과 희극을 통해 삶의 양면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선정했다. 일상으로 스며드는 클래식 축제를 만들기 위해서다.

‘백조의 호수’는 세기를 넘어 현재까지도 가장 사랑받는 클래식 발레의 명작이다. 차이콥스키의 아름다운 음악, 프티파와 이바노프의 안무 뿐 아니라 화려한 무대 장치와 의상, 각국의 캐릭터 댄스 등이 어우러진다. 이번 공연에는 유니버설발레단과 서울발레시어터, 와이즈발레단 등이 한 무대에 오른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은 “야외공연의 특성을 고려해 러닝타임을 90분으로 조정했다”며 “스토리 전개는 그대로 보여주지만 1막 왕자의 생일잔치 3인무와 일부 군무 장면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무용계 최고 권위인 2023 브누아 드 라당스 최고 여성무용수상을 수상한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미선과 이현준이 무대에 오른다. 강미선은 “1인 2역을 해야 하는 작품이라 어려움이 있지만, 상반된 백조와 흑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며 “자연과 어우러지는 클래식 발레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2022 한강노들섬오페라’를 즐기는 관객들의 모습(사진=서울문화재단).
‘세비야의 이발사’는 오페라 부파(Opera Buffa, 희극 오페라)의 거장인 로시니의 대표작이다. 젊은 귀족 알마비바 백작이 우여곡절 끝에 사랑하는 평민 여인 로지나와 결혼하는 해프닝을 다룬다. 시대를 풍자하는 유쾌한 스토리에 작품의 희극성을 극대화하는 레치타티보(대사를 말하듯이 노래하는 형식의 창법), 개성파 캐릭터들의 향연으로 즐거움을 선사한다.

뉴욕 메트 오페라 주역으로 데뷔해 세계적인 프리마돈나로 활동 중인 소프라노 박혜상이 로지나 역으로 출연한다. 테너 김성현은 알마비바 역, 바리톤 안대현은 피가로 역을 맡았다. 표현진 연출은 “사랑에 빠진 젊은 남녀의 좌충우돌 재밌는 사랑이야기로 풀어보려 한다”며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행복한 순간을 떠올려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1800석 규모의 객석과 240석 규모의 돗자리석을 운영한다. 일부 객석에 한해 소외계층을 우선 초대했고, 대형 LED화면에 국·영문 자막을 제공해 외국인 관객의 접근성도 높였다.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3 한강노들섬클래식’ 제작발표회에서 이창기(왼쪽 다섯번째) 서울문화재단 대표가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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