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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베이비박스가 설치된 건 2009년 12월. 2010년부터 올해 5월까지 베이비박스에서 발견된 아기는 총 2083명이라고 했다. 이 가운데 경찰 조사 대상은 800여명으로, 5일까지 300명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걸로 파악됐다.
교회 관계자들은 경찰의 조사 이후 베이비박스를 다녀간 여성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 목사는 “경찰로부터 전화 받은 한 여성은 이혼당할 위기에 처해서 어쩔 수 없이 합의이혼을 하려고 한다더라”며 “엄마들을 보호하지 않는 사회에 속이 탄다”고 했다. 그는 “정부에서 조사한다고 하니 애를 맡겼던 여성은 물론이고, 아이를 낳기 전인 여성들도 상담 전화를 많이 해온다”며 “이 엄마들은 우울증에서 조현병으로 가고 있다는 말도 하고 아이와 죽으려고 한다는 말들도 한다”고 걱정했다.
이 목사는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맡길 수밖에 없는 현실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10대 미혼모는 사회에서 돌팔매질을 하니 수치와 부끄러움을 느끼고, 외도로 태어난 아기나 이혼하고 300일 안에 태어난 아기는 전 남편이 협조 안하니 출생신고가 안된다”며 “근친상간, 불법외국인노동자 자녀도 출생신고 자체가 안되니 베이비박스를 찾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래도 아이를 살리려고 5~6시간 걸려서, 제주도를 포함해서 전국 각지에서 엄마들이 온다”며 “지금 베이비박스를 검색하면 처벌이 연관 검색어로 뜨는데, 아이를 지키려 했던 엄마들을 처벌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 교회에선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둔 이들 중 동의를 구한 부모에 한해 상담자료를 경찰에 공유하고 있다. 베이비박스를 찾은 부모의 76%는 이 목사와 사회복지사들에게 상담을 받았고, 상담 후 아기 279명(13%)은 본래 가정으로 돌아갔다. 교회 관계자는 “상담 후 아기를 맡긴 부모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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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주사랑공동체교회에서 운영하는 베이비박스는 이중문과 센서를 갖추고 있으며, 문을 열면 노래가 자동으로 재생된다. 부모가 상자를 열어 아기를 두면 사회복지사가 10초 안에 교회에서 아기의 건강을 확인하고, 상담사는 밖으로 나가 부모를 만난다. 이 교회는 아기 보호 외에도 상담과 각종 지원사업으로 산모의 자녀 양육을 돕고 있다. 부모가 양육을 포기하면 교회는 지자체와 보육원에 아기를 맡긴다. 양육의지가 있어도 생활고 때문에 아기를 못 기르는 부모에게는 분유와 기저귀 등 양육에 필요한 물품 등을 매달 3년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