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33세 워런 버핏에게 수익 안겨준 주주행동주의

장병호 기자I 2023.05.10 00:05:00

가장 사업처럼 하는 투자 주주행동주의
제프 그램|424쪽|에프엔미디어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1963년,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는 거대 사기극에 휘말려 파산 위기에 몰려 있었다. 자회사인 위탁 창고 관리 회사 얼라이드크루드오일이 보관하고 있는 샐러드 오일을 담보로 창고 증권을 발급했는데, 이 샐러드 오일이 사실은 바닷물인 걸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당시 서른세 살이던 워런 버핏은 이 사건에 주목했다. 아멕스의 기업 가치가 훼손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주식을 대량 매수해 아멕스의 대주주가 됐다. 이후 경영에 개입하며 ‘주주행동주의’ 투자자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결국 버핏은 위험에 처한 우량기업의 경쟁우위를 지켜내는데 성공하고 큰 수익을 냈다.

주주행동주의는 주주들이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다. 저자는 미국 주주행동주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8대 주주행동 사건’을 소개한다. 버핏의 사례 외에도 노던파이프라인에 쌓아둔 잉여 현금을 주주들에게 분배하도록 이끈 벤저민 그레이엄, 아버지가 세운 기업의 주주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기업을 공개매각한 칼라 쉐러, 왜곡된 주주행동으로 우량기업 BKF캐피털을 무너뜨린 카를로 카넬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대형 상장 기업들도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의 원인을 “무관심한 주주, 열심히 일하지 않는 이사회, 초점을 잃은 경영진”으로 꼽는다. 이런 문제가 있는 상장 기업일수록 주주행동으로 이득을 볼 기회는 무궁무진하다는 점도 강조한다. 물론 기업 경영진이 주주행동주의를 무력화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저자는 “경영진은 회사의 약점을 미리 파악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말한다. “주주를 경시하면 패배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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