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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나일스의 경고 "애플 아직도 비싸…하락장 더 오래 간다"

김정남 기자I 2022.07.18 00:05:00

[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①
''기술주 분석 대가'' 댄 나일스 사토리펀드 설립자
"S&P 30~50% 하락…최소 6개월 더 약세장"
"현금 들고 인플레로 5~7% 손해 보는게 낫다"
"80년대보다 더 심각…연준 4% 금리 올릴듯"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빅테크 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 현금을 보유하는 게 낫습니다.”

월가의 헤지펀드 큰 손인 댄 나일스 사토리펀드 설립자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이데일리와 특별 인터뷰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증시에서 30~50%를 잃는 것보다 현금을 보유하면서 인플레이션으로 5~7% 손해 보는 게 더 낫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그가 운용하는 사토리펀드마저 20% 이상으로 현금을 늘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월가에서 ‘기술주 분석의 마이클 조던’으로 불리는 댄 나일스 사토리펀드 설립자. (사진=댄 나일스 제공)


나일스는 지난 1990년 월가에 입문한 32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헤지펀드 최고경영자(CEO)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특히 시스템공학과 전자공학을 전공한 공학도 출신으로 ‘기술주 분석의 마이클 조던’으로 불리는 빅샷이다.

나일스에 따르면 1968~1982년 높은 인플레이션을 동반한 3번의 경기 침체 당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7~48% 떨어졌다. 나일스가 올해 초 고점 대비 S&P 지수 기준으로 30~50% 하락을 점치는 주요 근거 중 하나다. 나일스는 “40년 전인 1980년대 초보다 현재 인플레이션은 더 심각하다”며 “30~50% 정도면 거의 모든 주식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이라고 했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투자해야 할 때라는 의미다.

세계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을 비롯한 빅테크라고 상황이 다르지 않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로 수혜를 입었던 애플은 이제 실적이 저조할 수 있다”며 “(올해 들어 20% 가까이 떨어졌지만) 주가는 더 내릴 것 같다”고 진단했다. 아마존, 테슬라 등도 여전히 비싸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초대형 기술주 투자 비중이 높은 서학개미들이 새길 만한 조언이다.

나일스는 “과거 경기 침체를 살펴보면, 증시는 적어도 1년은 하락했다”며 “앞으로 최소 6개월은 추가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닷컴버블 당시 31개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7개월 등 하락장이 유독 길었던 시기까지 거론하면서 “이번에는 통상적인 하락장보다 장기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일스는 또 최근 유로·달러 환율 패리티를 두고서는 “인플레이션은 미국보다 (러시아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유럽에서 더 큰 문제”라며 “연방준비제도(Fed)는 내년까지 기준금리를 4%까지 인상하겠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긴축 속도는 훨씬 느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을 제외하면 유럽을 비롯한 대다수 나라들이 물가와 경기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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