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그동안 미국 주식형 펀드가 빅테크나 기술주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배당주로도 관심을 확대됐다. 세부 상품별로 살펴보면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H)’(462억원), ‘AB미국그로스’(326억원), ‘KB스타미국나스닥100인덱스’(142억원) 순으로 자금이 몰렸다. 환노출형까지 더하면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 펀드에만 515억원이 신규 설정됐다.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 펀드는 ‘S&P500 배당귀족지수’의 종목을 기초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상품이다. 통상 ‘배당귀족주’는 미국 대형주 중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소속 기업 중 25년 이상 꾸준히 배당금을 늘려온 종목을 일컫는다. 1월 말 기준 해당 펀드는 바이오 제약회사인 애브비(1.65%), 향신료 가공업체 맥코믹앤드컴퍼니(1.58%), 보일러 업체 AO스미스(1.58%), 식품 기업 호밀(1.55%), 에너지업체 엑손모빌(1.54%) 등을 담고 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환헤지(위험회피) 상품은 -5.35%, 환노출 상품은 -3.58%로 상위권에 속한다.
해당 펀드를 담당하는 최민규 한국투자신탁운용 Multi전략본부 퀀트운용부장은 “배당을 안정적으로 지급하는 배당주 포트폴리오는 상대적으로 경기민감주, 가치주의 비중이 높고 IT 등의 성장주 비중이 낮다”면서 “금리 인상기에는 최근 수년간 급격하게 밸류에이션을 팽창해온 성장주의 투자 심리가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고, 경기민감주가 구조적으로 유리한 성과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실적 뒷받침에 높은에너지 자립도”
증권가는 장기화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정학적 갈등은 불안 요소이나 미국 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S&P500 기준 연간 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고 지연된 소비지출의 증가, 정부의 인프라 투자 계획, 대표적인 원유·농산물 수축 국가로서 원자재 공급 부족 현상에서 자유로운 점 등이 근거로 제시된다.
또한 금리 인상 전에는 기준 금리 인상 속도와 강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시를 괴롭히지만, 인상 후에는 금리 인상이 경기회복의 자신감으로 해석되면서 증시는 추세적으로 상승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연초 이후 S&P500은 -6.36%,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11.19% 하락했으나 연준이 기준 금리 인상을 결정한 지난주 4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가고 있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고 기준금리 인상 및 장단기 금리차 축소에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대형주의 상대적 매력도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성장주 투자 또한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4번의 연준 금리 인상기 동안 S&P500은 평균적으로 21.9% 상승했다”면서 “주도 섹터는 IT, 에너지, 유틸리티, 헬스케어로 성장주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