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VC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국내외 투자업계가 미래 주요 고객층으로 떠오를 MZ세대를 겨냥해 SNS 기반의 서비스들에 속속 투자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서 일상을 공유하고, 남들과 같지 않은 ‘나만의 경험’을 찾아 나서는 MZ세대가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의 특징을 고려한 투자가 봇물 터지듯 이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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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자 국내외 기업들은 SNS 관련 서비스에 속속 투자하는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기업 ‘트루스소셜’은 글로벌 기관 등을 비롯한 큰손들부터 10억달러(약 1조1800억원)를 유치했다. 트루스소셜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유튜브 등이 지난 1월 미 국회의사당 폭동 사건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정지시키면서 그가 직접 만든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다. 아직 명확한 사업 계획이나 애플리케이션(앱)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정치적 이데올로기 기반의 차별 없이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개입됐다는 이유로 인기를 끌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해당 플랫폼은 디지털월드와의 합병으로 조만간 뉴욕 증시에 우회 상장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투자유치에 대해 “빅테크의 검열뿐 아니라 정치적 차별이 (SNS 상에서) 없어져야 한다는 중요한 메시지나 마찬가지”라며 “빅테크 독재에 대항할 수 있는 더 강력한 위치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SNS 기반 서비스를 향한 투자가 속속 이뤄진다. 특히 SNS의 특성을 비즈니스에 녹여내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예컨대 카카오는 최근 SNS 기반의 라이브커머스 기업 그립컴퍼니에 1800억원을 투자하며 지분 48%를 확보했다. 그립컴퍼니가 운영하는 ‘그립’은 2019년 2월 출시한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으로, 출시 3년도 되지 않아 누적 거래액 1000억원을 달성한 서비스다. 이곳에서는 이용자가 판매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판매자는 언제든 모바일로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영업할 수 있다. 그립에는 현재까지 1만7000여명의 판매자들이 입점한 상태다.
카카오는 이번 투자로 커머스 경쟁력을 키운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오프라인 사업자 및 소상공인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돕는 비즈니스 파트너 역할도 자처한다. 특히 SNS의 특성을 100% 반영해 누구나 셀러와 바이어가 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시현하고, 셀러의 인플루언서화를 통한 팬덤 형성, 신기술 결합을 통한 사용자 경험 혁신, 관심도를 기반으로 한 이용자 간 소셜 네트워크 연결 등의 전략을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뷰티업계도 SNS 기반 서비스에 눈독을 들인다. 숏폼 SNS 스타트업 셀러비코리아도 화장품 플랫폼 기업 씨티케이를 비롯해 BTC인베스트먼트, SB인베스트먼트, 리더스기술투자 등 다수의 벤처캐피털(VC)로부터 62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셀러비코리아는 재미와 일상, 정보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숏폼 플랫폼 ‘셀러비’를 운영 중이다.
투자자들은 셀러비의 인프라와 네트워킹 기술 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케이만 해도 이번 시드 투자를 계기로 셀러비코리아의 기술력을 곁들인 뷰티 소셜 커머스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씨티케이 관계자는 “이번 셀러비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증강현실, AI(인공지능) 등 디지털 트렌드까지 접목한 소셜커머스를 선보여 뷰티 업계의 새로운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앞으로 이러한 SNS 기반 서비스에 대한 국내외 투자가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SNS는 글로벌 소비자들의 일상생활이 되고 있다”며 “세계 모든 사업자들에게 또 하나의 마케팅 채널이 열린 셈”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특히 SNS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는 MZ세대 머릿수가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만큼, 기업들도 SNS 플랫폼 투자 등을 통해 관련 특성을 녹여내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