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것이 훈련 이후 활동 중에 발생하는 십자인대파열이다. 십자인대파열은 그 상태가 심하면 군 면제에 이를 만큼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는 부상이다. 십자인대 파열은 보통 군 체육시간에 발생한다. 축구나 농구 같은 격한 운동을 하다 보면 급격하게 방향을 전환해야 할 경우가 많다. 보통 상대 수비를 속이기 위해 뛰다가 갑자기 방향을 틀거나 뒷걸음질하는 경우, 축구를 할 때 태클로 바닥에 축구화가 접촉되면서 무릎이 회전되는 경우, 센터링하다가 몸을 회전하는 데 무릎이 안쪽으로 꺾이는 경우에 발생한다.
십자인대는 무릎 관절 내에 위치하고 있다. 무릎을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 앞쪽에 있는 것이 전방십자인대이며, 뒤쪽에 있는 것이 후방십자인대다. 두 십자인대는 X모양으로 교차하여 무릎을 안정감 있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무릎이 과도하게 펴지거나 비틀리게 되면 ‘뚜뚝’ 하는 소리와 함께 십자인대가 파열될 수 있다. 앞서 운동 중 급격한 방향전환을 할 때 십자인대 파열이 쉽게 나타난다고 설명한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후방십자인대에 비해 비교적 약한 편인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경우가 더 많이 나타난다.
십자인대 파열은 생각보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부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십자인대파열로 지출된 의료비는 2015년 665억여원에서 2019년에는 973억여원으로, 환자수도 6만1,185명에서 6만4,766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문제는 십자인대 파열이 크게 외상을 동반하지 않기 때문에 초기에 방치하기 쉽다는 점이다.
연세건우병원 조승배 원장은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될 당시에는 큰 통증이 발생하지만 며칠이 지나면 통증이 크게 줄어들어 단순 타박상으로 오인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이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높은 확률로 반월상 연골 손상이 합병되어 불안정성이 가중되고 그로 인해 관절염이 조기에 찾아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십자인대파열은 과거 ‘커리어 킬러’라고도 불렸다. 격한 운동을 하는 운동선수에게 종종 발생하는 십자인대 파열은 쉽게 재발되었고 이전과 같은 운동력을 회복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승배 원장은 “최근 의료기술이 크게 발전했기 때문에 십자인대 파열을 ‘돌이킬 수 없는 부상’으로 볼수만은 없다”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과거 수술방식의 단점을 개선한 이중재건술이 도입되면서 수술 성공률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재발의 위험성도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3~2017년까지 이중재건술 시행환자의 임상예후 결과 평균입원기간은 4일로(국내평균 12일) 3배가량 빠른 회복기간을 보였으며 수술 후 사고/부상 등 외상요인을 포함해도 수술 성공률이 97%이상이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