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로 곤욕을 치른 인천 서구 일대 수돗물에서 유충이 잇따라 발견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민원을 접수한 인천시는 늑장대응을 해 인천시민을 넘어 국민의 공분을 샀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천 지역 맘카페 등에서 제보는 이어졌고 ‘직무유기’라며 관계자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청원이 잇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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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지역을 중심으로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민원이 이어지며 논란이 됐습니다. 지난 9일 첫 유충 신고가 접수된 이후 인천시에 접수된 민원은 194건에 달하고, 실제 90곳에서 유충이 발견됐습니다. 시민들은 수도꼭지나 싱크대, 샤워기 필터 안에서 살아 있는 유충이 기어가는 사진과 영상 등을 인터넷에 올리며 불안감을 호소했습니다. 인천 지역 맘카페엔 ‘수돗물 피해자료 모음’ 등 관련 게시판이 생겼고, 피해 사례와 시의 대응 사항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9일 민원 접수됐는데…인천시, 4일 뒤 대응 상황 공개
인천시의 늑장 대응은 공분을 샀습니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9일 첫 민원을 접수했지만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사건 발생 4일이 지난 13일에야 첫 보고를 받고 14일에 관련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시는 유충 종류도 파악하지 못하다가 이날 오후에서야 깔따구류의 일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시는 깔따구류가 인체에 유해하다고 확인된 바 없다고 했지만 신고를 접수한 지역 3만6000여가구에 직접 음용을 자제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인천시교육청도 안전성이 명확하게 확인될 때까지는 급식을 중단하거나 생수를 사용해 급식을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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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는 기존 수돗물을 교체하는 등 긴급조치를 시행하는 동시에 원인을 명확히 밝혀내기 위한 다양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인천시민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여 만에 유충까지 나오며 관계자들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관련 언론보도에는 인천시의 대응체계를 비판하는 댓글이 많게는 수천개씩 달렸습니다. 관계자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도 이어졌습니다. 유충을 발견해 신고했다는 누리꾼은 “붉은 수돗물에 이어 하다 하다 벌레까지 나왔다. 유해성 여부를 떠나 애초에 나오면 안 되는 거 아닌가. 문제의식 하나 없는 인천시에 정말 화가 난다”는 댓글을 달아 많은 공감을 받았습니다.
국민청원 게시판도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인천 서구 수돗물 사태 진상 규명 및 관련 업무 관계자 교체를 요구한다는 청원을 올린 청원인은 “작년 여름 적수로 인천시민들이 꽤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엔 유충이라니. 도대체 관련 공무원은 얼마나 해당 지식이 없길래 이러냐. 관련 공무원 해고 및 유충을 잡을 수 있는 확실한 방안을 요청한다. 작년 적수 사태처럼 흐지부지 넘어가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언제까지 인천시민들은 더러운 물을 마시며 살아야 하는지”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다른 청원인도 임신한 자신의 아내가 유충이 있던 물을 마셨다며 분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