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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고용·고용위기지역 예산 ‘빨간불’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가 무산되면 정말 큰 일이다. 추경이 무산되면 유례없는 일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경제 환경이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한국 경제가 정말 걱정된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추경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부가 추경에 목을 메는 이유는 일자리 창출과 경기부양에 재정을 쏟아붇는 과정에서 당장 필요한 예산마저 고갈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우려되는 예산이 고용창출장려금이다. 이는 근로자가 5인 이상인 중소·중견기업이 만 15~34세 청년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하면, 정부가 1인당 연 900만원(월 75만원)씩 최대 3년까지 기업을 지원하는 기금이다.
이번 추경에는 3만2000명에게 추가 지원할 예산 2883억원이 반영돼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원금 신청이 늘면서 청년고용장려금은 지난 5월에 본예산이 모두 소진됐다”며 “추경이 무산되면 올해 하반기에 지원을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무급 휴업·휴직자와 기업을 돕는 고용유지지원금, 산재근로자 재활복지지원, 장애인고용증진융자, 생활안정자금 등 고용 관련 지원금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군산·울산·거제·통영 등 고용위기지역의 경우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 지원도 물거품이 된다. 기재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는 추경에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위한 예산 2730억원을 반영하기로 했다. 추경이 무산되면 포토리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에칭가스 등 3개 규제 품목과 관련해 수급 확보에 나선 업계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하락하는 거시경제 지표도 정부의 고민 중 하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4월 추경을 발표하면서 추경 집행으로 경제성장률 0.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다. 추경 처리가 늦어지거나 무산되면 이 같은 성장률 견인 효과 또한 축소되거나 사라진다.
최근 성장률 하향세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다. 한은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4%(전분기 대비)로 발표했다. 이어 지난 18일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종전 대비 0.3%포인트 낮춘 2.2%로 제시했다. 시장에선 오는 25일 발표되는 2분기 GDP 속보치도 전기 대비 1.1% 내외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한국경제학회장)는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금까지 산업동향, 소비·투자를 보고 보수적으로 예측한 것”이라며 “일본과의 상황 등을 보면 앞으로 하방 가능성이 훨씬 크다. 1%대 성장률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17년 3.1%를 찍었던 성장률이 2년 새 급락할 우려가 있는 셈이다.
◇“IMF서 韓 거버넌스 문제 지적할 수 있어 우려돼”
추경이 무산되면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정책 신용도도 훼손될 우려가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오는 9월에, 국제통화기금(IMF)는 오는 10월에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포함한 세계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한다.
다른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추경은 재정 집행을 확대하라는 IMF 등 국제기구와도 협의된 사안”이라며 “추경이 무산되면 IMF 등 국제기구에서 한국정부의 거버넌스 능력, 경제적 대응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 되고 경제보복이 추가로 나타나면 한국경제 부담이 커지게 될 것”이라며 “한은이 금리를 내렸지만 경기악화가 상당히 지속될 수 있다. 앞으로도 적극적인 통화·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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