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인의 딸이 그리는 귀신과의 삼각 로맨스
뻔한 로맨스와 달리 독특한 배경 설정으로 독자 몰입
청강대 출신 김지영 작가의 두번째 작품 ''눈길''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기존의 포털 웹툰과는 다른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 | 투믹스 ‘비나이다’는 귀신과의 삼각관계라는 설정으로 시작된 웹툰으로 독특한 배경이 특징이다. (그림=투믹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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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믹스 ‘비나이다’
요즘 로맨스물은 단순하지 않다. 남녀 주인공의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같은 ‘뻔한’ 스토리가 없다는 얘기다. 배경부터 주제까지 다양한 ‘양념’들이 뿌려진다. 차별화가 되지 않은, 비슷비슷한 내용의 로맨스물이라면 금새 외면당한다. 가장 풀어내기 좋은 소재인 사랑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양념하느냐가 독자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키 포인트’다. 웹툰이야말로 영화나 소설보다 상상력과 창의력을 넓힐 수 있는 도구인만큼 로맨스 웹툰의 발전 영역은 더 크다.
투믹스에서 연재 중인 ‘비나이다’는 이같은 관점에서 차별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독특한 배경 설정이 차별성을 지녔다. 주인공인 금하는 무속인의 딸. 신기를 물려받아 이승에 머물고 있는 귀신들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무속인의 딸이 그려내는 로맨스 웹툰이라니. 독특한 스토리가 전개될 수밖에 없는 소재다. ‘비나이다’에서 설정된 남녀간 삼각구조의 한 축에 귀신이 들어간 것도 특색있다.
이야기는 갓 대학생이 된 금하가 모두가 선망하는 킹카 주온과 캠퍼스 커플이 되면서 시작한다. 주온과 꿈처럼 달콤한 시간을 보내며 차근차근 애정을 쌓아가는 금하. 주온의 초대로 그의 집에 가게 된 날, 금하는 예기치 못했던 위기에 봉착한다. 주온의 전 여자친구 도미애가 귀신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도미애는 주온이 고등학교 시절 사귀었던 여자친구였지만 불의의 사고로 어린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 도미애는 느닷없이 금하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하지만 금하는 첫 남자친구인 주온을 포기할 수없었다. 도미애가 악령으로 나타나 주온과 자신의 사이를 갈라놓으려 한다고 생각했다.
 | | 주인공 금하와 남자친구 주온 사이에는 과거 교통사고로 죽은 전 여자친구 도미애가 껴있다. (그림=투믹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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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야기는 반전을 맞는다. 도미애는 악령이 아닌, 악령으로부터 주온을 지키려 했던 귀신이었던 것. 이를 깨달은 금하는 주온의 몸을 탐하는 악령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나섰다가 충격적인 현실을 보게 된다. 이후 도미애와 금하는 함께 주온을 악령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내용의 흐름이 스릴러물로 바뀌는 순간이다. 이때부터는 단순 코믹적인 내용보다 디테일한 인물의 심리 묘사가 그려진다. 단순한 로맨스물로 시작했다가 후반부로 가면 장르를 규정짓기 어려운 복합적인 내용으로 흘러간다.
작화 역시 로맨스물 다운 발랄한 느낌이다.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내용을 작화가 가진 발랄함으로 중화시킨다. 금하의 코믹스러운 표정과 행동 등이 ‘비나이다’에 활기를 주는 셈이다. 또한 무속 집안이라는 핏줄의 굴레를 벗어나려 사사건건 어머니와 갈등했던 금하가 회차가 진행될수록 능동적인 캐릭터로 변모하는 과정도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다.
‘비나이다’는 김지영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이다. 김 작가는 투믹스와 청강문화산업대학교의 신인 발굴 프로젝트로 데뷔했다. 데뷔작 ‘미미완구’에서도 인형과 연애하는 남자라는 독특한 소재를 동화와 현실을 넘나드는 환상적인 분위기로 연출해 각광을 받은 바 있다. 신인답지 않은 과감한 이야기 전개와 구성력을 ‘비나이다’에서도 여실히 발휘하고 있다. ‘비나이다’는 투믹스에서 매주 목요일 연재되고 있다. 현재 56화까지 연재 중이다.
 | | 금하의 어머니는 무속인으로 점집을 운영 중이다. (그림=투믹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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