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재테크 톡! Talk!] 보험을 수동적으로 가입하게 되는 이유

전상희 기자I 2017.10.29 06:00:00

외부 기고
임지운 마이리얼플랜 이사

[마이리얼플랜] 막히는 고속도로에서 정체의 원인이 대형 교통사고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충돌로 심하게 찌그러진 자동차를 보거나, 사고차량의 잔해물이 내가 탄 차의 타이어에 밟히는 것을 느껴질 때면 온몸이 오싹하는 두려움이 생길 수 있다. 만약 이때 가족의 모습이 떠올랐다면 보험에 대한 필요성이 가장 크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목적지에 도착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면 쉽게 잊힌다.

작년 가을 경주지역의 지진은 우리나라가 더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줬다. 평소 지진보험은 손에 꼽을 만큼 청약이 적었지만, 지진이 난 후에는 많은 사람들이 가입했다고 한다. 당시 보험회사에서는 갑자기 밀려오는 문의 때문에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그러나 이후 빠른 속도로 열기가 식고 사람들에게 잊혔다.

보험에 가입했다 하더라도 가입 당시 가졌던 감정을 오래 유지하는 사람은 드물다. 보험은 여타 금융상품처럼 평소에 역할을 거의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재나 입출금의 기능을 하는 금융이라면 평소에 매우 친숙할 수밖에 없고, 자산을 불리는 목적의 금융이라면 적극적으로 들여다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보험은 한번 가입하고 나면 어떤 사고가 생기지 않는 한 와닿는 것이 없다. 그래서 필요성에 대한 감정은 쉽게 무뎌지고 보험료 지출에 대한 고통만 남는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어느 날 해약을 해야 할 명분을 찾기도 한다.

보험을 가입하기 가장 좋을 때는 어떤 질병에도 걸리지 않았고, 사고 역시 발생하지 않았을 때다. 그러나 자신이 위기감을 느낀 그 시점이 아니면 금세 잊히기 때문에 자발적인 가입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결국 누군가가 나타나 잠재되어 있던 기억을 일깨워야만 구체적으로 가입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 역할의 대부분은 여전히 보험설계사가 담당하고 있다. 그 외에 사방에 보험가입 권유를 위한 광고가 존재한다. 보험은 특별한 계기 없이 일상생활 속에서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 어렵다. 생각하지 못했던 필요성 혹은 잊고 있던 것들에 대해서 누군가가 상기시켜주고 적극적으로 권하는 자의 역할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자발적 선택으로 보험을 가입하기보다 누군가의 도움으로 수동적인 가입을 하는 것이 이상할 것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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