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물류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이번 달 안에 쿠팡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시작한다. 배명순 통합물류협회 택배위원회 사무국장은 “쿠팡의 로켓배송을 상대로 한 민·형사상 소송을 검토 중”이라면서 “다음 주 소송의 구체적인 윤곽이 나오며 이달 안에 법원에 소장을 제출해 소송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켓배송은 쿠팡이 지난 2014년 3월부터 시작한 자체 배송서비스다. 주문상품을 다음날까지 받을 수 있으며 ‘쿠팡맨’이라 불리는 배송인력의 친절한 서비스로 입소문을 탔다.
하지만 물류업계는 로켓배송이 줄곧 불법이라고 주장해 왔다. 현행법상 허가되지 않은 자가용의 택배 운송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이에 물류업계는 강남구청, 국토부, 법제처 등 정부기관에 법리적 판단을 맡겼지만 기각하거나 반려하는 등 모두 애매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특히 지난달 1일 물류협회가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로켓배송 행위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쿠팡 측은 “사실상 불법논란이 종결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물류협회가 이에 물러서지 않고 다시 소송제기하면서 불법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쿠팡 측은 “소송이 시작하면 그때 다시 대응을 고민하겠다”이라고 말을 아꼈다.
쿠팡을 직접 지목해 견제에 나선 이마트 역시 부담스런 존재다. 이마트는 지난달부터 기저귀·분유 등 생필품의 최저가를 선언하며 온라인·모바일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그동안 온라인 우위를 점해온 쿠팡이지만 국내 대형마트 1위 이마트의 공세는 상당한 위협이다. 전체 매출로 따지면 쿠팡(작년 1조5000억-추정치)은 이마트(13조6400억원)의 10분의 1에 불과한 상황에 이마트가 장기적인 물량공세로 쿠팡을 밀어붙인다면 전체 시장판도가 바뀔 가능성도 충분하다.
대규모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도 쿠팡의 앞날을 어둡게 한다. 이미 업계에선 ‘쿠팡이 작년(1200억원 손실)의 2배 이상의 적자가 날 것’이란 소문이 지난해부터 돌았다. 손실의 가장 큰 원인은 물류센터 건설과 인력채용이다. 이미 14개의 물류센터를 보유한 쿠팡은 올해만 4개의 대형 물류센터를 오픈한다. 현재 배송을 위해 고용한 인력의 인건비만 해도 한 해 수백억원에 이른다.
이에 쿠팡 측은 ‘계획된 적자’라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누차 밝혔다시피 투자받은 금액으로 물류센터를 짓고 인력을 채용하는 데 당초 계획대로 써서 문제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투자로 당분간 적자가 예상되지만 향후 성장속도로 볼때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쿠팡의 연간거래액은 설립 이듬해인 2011년 3000억원보다 작년 3조원(추정치)으로 10배이상 성장했다. 적자설뿐만 아니라 최근엔 물류센터를 매각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쿠팡 측이 극구 부인하며 단순 해프닝으로 끝났다.
크고 작은 잡음에 내부 직원들도 술렁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쿠팡 직원은 “적자를 예상 못한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면서 “막상 적자가 숫자로 확인하니 찝찝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 최근 로켓배송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외부에서 선임된 김철균 부사장이 현업에서 물러났다.
소셜커머스 관계자는 “쿠팡의 대규모 투자는 유통업계의 전반에서 부러움과 의심의 시선을 동시에 받아왔다”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그 투자의 성공윤곽이 대강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관련기사 ◀
☞ 이마트vs쿠팡…기자가 직접 기저귀 주문 배달시켜 보니...
☞ [소비자의 선택]대형마트 표적 된 쿠팡 "잘 팔리는 상품? 공개합니다"
☞ 이마트·쿠팡 가격전쟁에 식품회사도 '풍덩'
☞ 김철균 쿠팡 부사장 물러나..'건강상의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