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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역시 지난 10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50% 이상의 판매 신장을 이뤘다. 특히 11월말부터 이듬해 1월말까지는 눈코 뜰 새도 없다. 이재성 대표를 비롯해 모든 직원들이 새벽에 출근했다가 한밤중에 퇴근하고 있다. 두 달 동안의 실적이 연간 매출을 좌우하기 때문. 나머지 기간은 상대적으로 한가한 편이지만 영업과 AS 문제로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이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제설기 판매에 뛰어들었다. 대원외고 졸업 이후 1990년대 초반 미국 덴버대학교로 유학, 졸업 이후 금융전문가로 활동했다. 잘 나갈 때는 연봉만도 30억원이 넘었지만 모든 것을 훌훌 털고 지난 2009년 귀국했다.
2010년 1월 어느 날 지하철을 탔다가 ‘자기 집앞의 눈은 스스로 치웁시다’는 공익광고를 본 게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과연 한국에 제설기가 있나’ 이 대표는 그날 밤 새벽 4시까지 인터넷을 검색했다. 제설기를 만드는 곳이 한 곳도 없었다. 단 미국 제설기를 수입판매하는 회사가 한 곳이 있었지만 가격거품이 너무 심했다.
시장성을 확인한 이 대표는 단돈 5000만원을 들고 그해 4월 한국설제를 창립했다. 첫해 매출은 기대 이상이었다. 고급 아파트 단지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120대 가량을 판매했다. 군부대, 관공서 등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설립 4년만에 매출은 10배 이상 늘었다. 올해의 경우 제설기 1000대 판매를 목표로 3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확장도 고려 중이다. 이 대표는 강원도 원주기업단지에 30억원을 투자, 3967㎡(약 1200평) 규모의 공장 건립에 나섰다.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엔진을 수입하고 나머지 부품은 국산화해서 한국형 제설기 탄생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원대한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산업기술대학교와의 산학협력도 추진 중이다.
아울러 내년 4월 원주 공장이 완공되면 조달청 등록을 통한 관공서 입찰도 가능해진다. 한국설제로서는 다시 한 번 비상의 기회를 맞게 되는 셈이다.
“500만원대의 한국형 제설기를 만들고 싶다. 습설, 건설은 물론 잔설까지 제거할 수 있는 한국형 제설기가 필요하다. 이르면 2016년 한국형 제설기를 시장에 보급할 수 있을 것 같다. ”
한편, 한국설제는 규모는 작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이 대표는 지난 2월 강원도 강릉 일대에 2m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을 때 예산과 장비 부족으로 제설작업이 어렵다는 뉴스를 듣고 아무런 조건없이 제설기 20대를 강원도에 기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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