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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엿보기]美서 흥행.. 전기차 테슬라 '모델S' 정체는

김형욱 기자I 2013.07.08 06:00:00

전기차 기술적 한계 인정한 비싼 고성능 車
부유층 얼리 어댑터 대상으로 시장 확대 꾀해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번 충전에 426㎞를 가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6초에 주파하는 고성능 전기차.’

미국 테슬라모터스가 지난해 내놓은 ‘모델S’의 ‘스펙’이다. 미 전역이 모델S의 성공으로 떠들썩하다. 테슬라모터스는 모델S를 올 1분기 4900대 판매해 지난 2003년 설립 이후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회사의 주가도 3개월 새 2배 이상 뛰었다. 올해 판매목표는 2만1000대다.

테슬라 모델S는 테슬라가 10년의 개발 끝에 내놓은 고성능 순수 전기차다. 5인승 쿠페형 세단으로 가격은 6만~8만 달러(6900만~9100만원). 여기에 미국 정부의 지원금과 세금 공제 혜택이 약 1만 달러(1100만원)진다.
테슬라 모델S. 테슬라모터스 홈페이지
이 차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과 전혀 다른 콘셉트다. 전기차의 기술적 한계를 인정한 채 장점에 주목했다. 전기차는 어차피 배터리의 한계 때문에 당장 싸거나 가벼워질 수 없다. 기존 완성차 회사들은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더 작고 싼 전기차를 양산하려 했으나, 테슬라모터스는 부유층의 얼리 어댑터를 대상으로 아예 비싼 고성능의 전기차를 개발했다.

그만큼 역대 양산형 전기차 중 최고 성능을 자랑한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426㎞를 간다. 약 40~50분이면 완충할 수 있다. 기존 전기차의 최대 주행거리(150~160㎞)의 2~3배다. 초기 가속 속도가 빠르다는 전기차의 특성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제로백(0→100㎞ 가속 시간)’ 도 기존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5.6초, 최고 시속은 약 200㎞다.

배터리는 차체 바닥에 깔았다. 또 주행가능거리를 늘리기 위해 배터리의 양도 기존 양산 전기차의 2배 이상으로 늘렸다. 그만큼 무겁다. 중량이 대형 세단 제네시스와 비슷한 1.7t이다. 그 대신 차체에 기존 강판 대신 알루미늄을 사용해 경량화했다.
테슬라 모델S 배터리 탑재 모습. 테슬라모터스 홈페이지
그 밖에 트렁크에 설치된 어린이용 뒷좌석이나 계기판을 대체하는 17인치 햅틱 터치스크린, 3G 통신을 통한 인터넷 기능, 주행 땐 문 손잡이가 차체 안으로 숨기는 기능 등은 얼리 어댑터를 즐겁게 하는 소도구다. 기존과 완전히 다른 차라는 점을 어필해 소비자가 흔쾌히 고액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마치 애플이 아이폰의 재미 요소를 강조하며 스마트폰 대중화를 이끌어 낸 것과 비슷하다.

다만 모델S의 성공이 전기차 대중화를 담보할 순 없다. 테슬라는 5년 내 모델S의 실구매 가격을 3만 달러(약 3400만원)까지 낮춘다는 계획이지만 실현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회사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1분기 매출액의 15%는 여전히 자동차 판매가 아닌 8500만 달러의 배기가스 배출권 판매액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에 힘입어 수많은 전기차 회사들이 전먼에 나섰으나 현재는 대부분 사라졌다.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앨론 머스크(Elon Musk·42) 테슬라모터스 최고경영자(CEO)가 대중과 활발히 소통에 나서는 것도 이런 비즈니스적 한계 때문인 측면도 있다. 아직 나 홀로 자생할 수 없다.

물론 전기차는 이제 막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비록 특정 층에 한정돼 있더라도 실제 판매가 이뤄지는 것 자체로 적잖은 의미가 있다. 소비자의 인식이 바뀌고, 지지부진하던 전기차 인프라도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 테슬라모터스는 오는 2015년까지 미 전역에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전기 충전소 100개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테슬라 모델S 전시장 모습. 테슬라모터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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