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4월 06일자 6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4·11 총선을 불과 D-5일 앞두고 민주통합당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총선 국면의 주요 분기점마다 이어졌던 자살골 행진이 총선 막판까지 전개되고 있다는 지적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서울 노원 갑에 출마한 ‘나꼼수 스타’ 김용민 후보의 과거 막말 발언 파문이 확산되면서 패닉 상황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민주당은 김용민 후보의 발언 파문에 손을 놓고 있다. 대책회의는 계속되고 있지만 결론이 없다. 한명숙 대표가 지난 4일 지원 유세 도중 “걱정된다”고 밝힌 것이 유일하다. 당의 공식 반응조차 나오지 않고 언론의 취재에도 “노 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 사찰이라는 총선 막판 메가톤급 호재가 날아가 버렸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특히 5일 김 후보의 과거 노인 폄하 발언까지 추가로 공개됐다. 김 후보는 이미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여론은 여전히 들끓고 있다. 민주당은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며 눈치를 보고 있다.
민주당의 태도는 이율배반적이다. 민주당이 강용석, 최연희, 안상수 등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 정치인의 성추문이 불거졌을 때 융단 폭격을 쏟아내며 ‘성나라당’이라고 비꼰 것과 명확하게 대비된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전형적인 이중 잣대다.
민주당이 침묵하는 동안 통합진보당을 대표하는 정치인들도 엇갈린 평가를 내놓았다. 유시민 공동대표는 5일 “(김 후보가) 사과했는데 아마 견디기 괴로울 것”이라며 후보직 사퇴를 전망했다.
반면 이정희 공동대표는 “진지한 반성과 변화의 결심이 확고한 진보 인사라면 여성 인권도 진보의 시각에서 인식할 수 있다”며 “김 후보는 그럴만한 사람”이라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이에 대해 “민주당이 김용민 발언 파문을 질질 끌면서 사태를 악화시켰다. 지금 사퇴해도 실기했다”며 “유권자는 무소속 강용석 의원과 형평성을 따질 것이고 이는 선거 결과에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의 헛발질은 이번만이 아니다. 연초 여야의 총선 전망은 하늘과 땅이었다. 새누리당은 100석도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쏟아졌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 1·15 전대 이후 통합 효과를 극대화하며 원내 제1당은 물론 탄핵 역풍이 거셌던 17대 총선 당시와 마찬가지로 단독 과반까지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이 넘쳐났다.
이후 민주당의 행보는 오락가락이다. 정권심판론이라는 최강의 무기를 버리고 야권연대를 위해 선거 이슈를 다양화했던 게 대표적 실책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전면 폐기와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를 외쳤다가 ‘말바꾸기’ 논란에 시달린 것은 보수층 결집의 빌미로 연결됐다. 공천 과정에서도 새누리당보다 상대적으로 야박한 평가를 받으며 여론의 지지를 얻는데도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