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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안에 들어가면 형광등 조명 대신 한낮의 햇살이 내리쬔다. 천정에 설치한 특수 창문을 통해서다. 이 창문은 젤이 가득 찬 가벼운 패널들을 사용해 과열되지 않으면서도 점포 바닥까지 채광이 투과된다. 매장의 골격이나 천정 등 외관은 대부분 철강 대신 나무를 사용했다. 목재는 1㎡ 당 철강보다 1톤 가량의 탄소 배출을 막아준다.
지난 2009년 12월 문을 연 테스코 램지 매장은 세계에서 최초로 건설된 `카본 제로` 매장이다. 카본 제로 스토어는 모든 전기와 가스, 냉매로부터 배출되는 탄소량이 제로임을 뜻한다. 저탄소와 신재생 에너지를 통해 국가 전기로부터 얻어지는 에너지 양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다.
램지 점포는 에너지 발생량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일반 점포에서 발생하는 탄소의 70%를 저감시키고, 나머지 30%는 자체 생산한 신재생 에너지를 통해 추가 저감시킨다. 또 CHP(열병합발전시설)에서 식물성 기름 등의 재생에너지원의 바이오 연료를 사용해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매장 곳곳에는 에너지 발생을 줄이기 위한 아이디어들로 가득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창고 천장에 설치된 선 파이프(Sun Pipe)라고 불리는 거울이 달린 튜브. 이 튜브는 빛을 반사시켜 점포 후방의 햇빛이 미치지 않는 곳에도 광선을 끌어올 수 있다.
이밖에도 영국에선 최초로 주차장에 설치된 LED 전등과 자연광이 증가할 때 전등을 자동으로 어둡게 만드는 시스템도 도입됐다. 매장 내 냉장 진열대에는 문이 자동으로 닫히는 슬라이딩 도어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 낭비를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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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1년 후인 지난해 말 기준 탄소 배출량은 889톤으로 일반 점포의 탄소배출량(2053톤)에 비해 57%를 감소했고, 889톤은 CHP로 생산한 에너지로 상쇄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이 점포의 마크 스틸(Mark Steele) 점장은 "난방과 환기 냉방에 쓰인 에너지는 일반 점포에 비해 66% 감소됐고 전자제품에 쓰이는 전력은 44%, 냉각제로 사용된 탄소배출량은 69%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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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코는 현재 램지 점포를 포함해 본(Bourne) 점포와 웰쉬풀(Welshpool) 점포 등 총 3개의 카본 제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필립 클락 테스코 회장은 "오는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50% 감축하고 2050년까지 전 사업장에서의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