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16일(현지시간)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부진과 소비심리 지표 악화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다우 지수는 사흘만에 1만선을 깨고 내려섰다.
낮 12시20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01.19포인트(1.10%) 떨어진 9961.19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3.87포인트(1.1%) 밀린 2149.42를,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11.90포인트(1.09%) 하락한 1084.66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뉴욕증시는 출발부터 약세였다. 다우 지수 구성종목인 제너럴 일렉트릭(GE)와 크오브아메리카(BoA)의 실적악재가 개장초부터 매물을 불러들였기 때문이다.
개장전 발표된 9월 산업생산은 당초 예상보다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투자심리를 되돌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개장직후 발표된 미시간대의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매물이 더욱 증가했다.
또 전날 국제유가 급등을 등에 업고 강세를 보였던 에너지 업종도 국제유가가 소폭 하락세로 돌아선 영향으로 모멘텀이 약화됐다.
이 시간 현재 다우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30개의 블루칩 종목중 주가가 오른 종목은 8개, 내린 종목이 22개를 기록하고 있다.
◇ 다우종목 GE·BoA 실적부진에 동반약세
제너럴 일렉트릭(GE)은 기대치를 미달한 3분기 매출 여파로 2% 넘게 떨어졌다. GE의 3분기 매출은 378억달러로, 시장의 전망치인 399억6000만달러를 밑돌았다.
GE는 금융, 제트엔진, 의학영상장치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어, 경기상황을 잘 대변해주는 업체이다. 이 때문에 GE의 미흡한 실적은 투자심리에 부담일 수 밖에 없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예상치를 웃돈 3분기 손실로 4% 이상 떨어졌다. 특히 대규모 대출 손실이 지속된 점이 부담을 줬다. BoA의 3분기 손실은 주당 24센트로, 시장의 전망치인 주당 12센트를 웃돌았다.
◇ IBM과 AMD는 미흡한 실적전망에 급락
GE와 BoA와 더불어 다우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IBM도 실적 우려감으로 급락하며 지수에 부담을 주고 있다. IBM의 3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계약건수 감소세 지속과 기대에 미흡한 연간 이익 전망치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세계 2위의 PC 중앙처리장치(CPU) 업체인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도 급락세다. 지난 3분기 손실이 예상치는 웃돌았지만, 마크 마이어 CEO의 4분기 전망이 기대에 미흡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마이어는 계절적으로 4분기 주문은 3분기보다 늘어나는 것이 보통이지만, 경제가 조금밖에 회복되지 않아 4분기 수요증가세가 완만할 것으로 전망했다. AMD는 인텔의 경쟁사이다.
◇ 구글은 실적호재로 상승..싸이텍·템퍼페딕도 실적재료로 강세
반면 인터넷 검색엔진 업체인 구글은 3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았다는 평가로 강세다. 실적발표 후 에릭 슈미트 최고경영자(CEO)는 리세션이 끝났다는 평가와 함께 기업 인수·합병(M&A)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또 화학제품 생산업체인 싸이텍은 올해 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데 힘입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고급 매트리스 생산업체인 템퍼 페딕 인터내셔널도 올해 이익 전망을 상향 조정한 점이 호재로 작용해 오름세다.
◇ 美 10월 미시간대 소비자지수 `예상보다 더 밀려`
미시간대학의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 73.5에서 69.4로 떨어졌다. 당초 73.3까지 소폭 밀릴 것으로 예상됐다.
향후 6개월간에 대한 전망과 현재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가 동시에 하락하며 지수가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밀렸다. 지수는 미국의 리세션이 시작된 2007년12월 이전의 1년 동안 월평균 월 평균 87.3을 기록했었다.
맥스웰 클락 IDEA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경제회복세가 소비자들의 우려를 부분적으로 누그러뜨리고 있지만, 소비자 심리 약화는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 9월 산업생산 0.7%↑..`예상보다 좋아`
다만, 미국의 산업생산은 큰 폭으로 개선됐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발표한 미국의 9월 산업생산이 전월비 0.7% 증가했다. 당초 0.2%의 증가세가 점쳐졌던 만큼 예상치를 3배나 웃돈 셈이다.
앞서 미국의 산업생산은 지난 7~8월 각각 0.8%와 1.2%의 증가세를 기록했고, 9월까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게 됐다.
엘렌 젠트너 도쿄 미쓰비시 UFJ 이코노미스트는 "부양책이 제조업 개선에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달러약세에 따른) 수출도 미 제조업 회복을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