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 9일 열린 1급회의에서 "최근의 일본 엔화 강세로 일본 관광객이 많아지고 있다"며 "특히 대일 수출 기회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회의에서도 이 장관은 "부품소재분야에서의 대일역조 개선에 박차를 가해달라"며 대일적자 축소를 특별히 주문한 바 있다. 일본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부품소재산업의 경우 엔고 덕택에 강화되고 있는 가격경쟁력을 십분 활용하자는 취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엔화 가치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대일적자가 점차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도 "지금이 바로 기회"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 `최대 무역적자국 일본 신경 써라`
정부가 대일 무역적자에 특히 신경을 쓰는 이유는 국내 무역적자의 대부분이 일본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1965년 일본과 교역을 시작한 이래로 우리나라의 대일 무역수지는 매년 증가세를 지속해왔다. 지금까지 총 대일 무역적자는 3431억달러에 달한다.
지난해의 대일 무역적자는 327억달러로, 원유를 많이 수입해하는 중동(750억달러 적자)을 제외하고 우리나라 무역거래 국가중 최대 규모다.
일본 무역적자만 없었다면 단순 계산으로 지난해 전체 무역수지는 133억달러 적자에서 194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다. 대일 무역적자폭만 줄일 수 있다면 대규모의 무역수지 흑자는 따 놓은 당상이라는 뜻이다.
대일 무역적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지난 2000년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114억달러였지만, 2003년에는 190억달러로, 2005년에는 243억달러, 2007년에는 299억달러로 확대됐다.
특히 최근 외환보유고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되면서 가능한 한 많은 달러 확보가 정부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충분한 달러를 쌓을 수 있는 대일 무역적자 축소는 정부의 최우선 목표일 수 밖에 없다.
◇ 엔화 강세로 무역적자 축소 "해볼만 하다"
철옹성 같던 대일 무역적자도 점차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정부도 "해볼만 하다"는 분위기다.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수입이 줄어들고 일본 수출도 조금씩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엔-원 환율이 1061원에서 1327원으로 오른 지난해 10월 대일 무역적자는 31억4000만달러에서 26억8000만달러로 줄어들었고, 그 이후 현재까지 5개월째 전월대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2월(20일까지 잠정치) 대일 무역적자는 13억5000만달러에 불과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5% 감소, 전체 무역수지 흑자 전환의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일본 무역수지 개선은 무엇보다 엔화 강세로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엔화 가격이 강세를 지속하면서 우리나라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지난해에 비해 60~70% 가량 좋아졌다"며 "충분히 해볼만한 가격"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일본의 도요타가 올해부터 내수차용 냉연강판 납품처를 신일본제철에서 포스코로 바꾼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 부품이나 장비의 수입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이 관계자는 "과거 한국의 부품업체가 신기술을 개발하면 일본 업체들은 시장을 지키기위해 가격을 20% 내리는 전략을 취해왔는데, 지금은 가격차이가 워낙 많이 나기 때문에 국산 부품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오는 7월까지 대일 무역적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대일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일본시장 진출 대책반까지 별도로 마련해 집중적인 지원책도 펴고 있다.
지경부는 "지난해 10월 이후 대일 무역적자 폭이 감소하고 있어 올해는 무역적자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며 "대일적자의 64%를 차지하는 부품·소재의 대일 수입의존도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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