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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 뉴욕 증시 혼조..`기대 vs 우려`

김기성 기자I 2008.10.10 00:58:32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9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주식시장이 장초반의 반등세를 지키지 못하고 혼조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금리인하 공조 등에도 불구하고 3개월짜리 라이보(런던은행간금리)가 연중 최고치에 올라서는 등 `달러 가뭄`이 해갈되지 못하면서 금융주인 샐리매(SLM), 푸르덴셜이 급락해 투자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

미국을 위시한 각국 정부의 글로벌 금융위기 타개를 위한 고강도 대책을 감안할 때 최근 엿새동안의 하락세가 과도했다는 장초반의 인식이 물러난 대신 금융위기와 경기후퇴(recession)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우려감이 그 자리를 다시 채우고 있다.

국제 유가의 하락 행진에 따른 원유 등 상품주의 내림세도 주요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나마 월가 전망치를 넘어선 IBM의 실적 호전으로 기술주가 동반 상승하면서 주요 지수 하락을 제한하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상승세다.

오전 11시45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9219.24로 전일대비 38.86포인트(0.41%) 떨어졌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5.46포인트(0.55%) 밀린 979.48을 기록중이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1754.88로 14.55포인트(0.84%) 올랐다.

국제 유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1월물 인도분은 전일대비 배럴당 1.87달러 뒷걸음질친 87.0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기대 보다는 우려` 금융주 하락

미국 등 각국 정부의 잇따르는 고강도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이 아직까지는 투자가들에게 확신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신용경색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우려감을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부실은행의 자본에 직접 투자할 것이라는 보도 등으로 장초반 반등했던 대부분의 금융주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학자금 대출업체인 샐리매(SLM)는 27% 급락했고, 미국 2위 보험사인 푸르덴셜(PRU)은 33% 폭락했다.

씨티그룹(C)과 골드만삭스(GS)도 각각 2%와 3% 떨어졌다.

◇`IBM 호재` 기술주 반등

반면 기술주는 `IBM 호재`로 동반 오름세를 타고 있다.

IBM은 실적 호전을 재료로 1% 상승세다.

IBM의 특별항목을 제외한 3분기 주당순이익은 2.05달러를 기록, 월가 전망치인 2.01달러를 넘어섰다.

이 영향으로 기술주가 동반 오름세다. 마이크로소프트(MSFT)는 2.8% 전진했고, 인텔(INTC)는 3% 상승했다.

◇`美재무부, 부실은행 직접 투자 국유화 검토`

미국 정부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부실은행 자본에 직접 투자해 부분적으로 국유화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이날 재무부 관계자를 인용,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재무부 관계자는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법안은 필요할 경우 재무부가 은행에 직접 현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허용했다"며 "이를 통해 은행의 재무구조 개선과 여신 기능 회복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폴슨 재무장관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영국과 유사한 은행 국유화 방안도 검토중이냐는 질문에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답해 은행의 부분 국유화 채택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같은 방안 정부가 금융권의 자본에 직접 투자하는 것으로 부실채권(부채) 매입 보다 훨씬 강도 높은 조치다.

◇`달러가뭄 지속` 3개월 라이보 `연중 최고`-美 CP 금리는 급락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글로벌 금리인하 공조가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 가뭄`은 해갈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 유동성을 가늠하는 3개월짜리 라이보(런던은행간금리)는 오히려 전일대비 23bp 오른 4.75%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 기근의 척도인 3개월짜리 라이보와 초단기대출금리(OIS)간 스프레드인 라이보-OIS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하루짜리 라이보는 5.09%로 다소 떨어지긴 했으나 미국 기준금리인 1.5% 보다 무려 359bp 높은 상태다.

각국 중앙은행의 대규모 유동성 투입에도 불구하고 신용경색이 해소되기는 커녕 되레 악화되고 있는 것은 금융시장의 신뢰 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국 정부의 초강도 금융시장 개입이 금융위기와 경기후퇴(recession)를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인식이 사그러들지 않으면서 금융권이 서로를 믿지 못해 돈을 꿔주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대규모 유동성이 공급되어도 돈이 원활히 돌지 못하고 있다. 마치 진공청소기 처럼 달러가 빨려들어가면 나오지 않는 형국이다.

반면 미국의 기업어음(CP) 금리는 급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하루짜리 CP 금리는 전일대비 115bp 떨어진 2.35%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융위기의 실물경제 전염을 막기 위해 직접 CP 매입에 나선데다 전날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기업들의 숨통이 다소 틔일 것으로 기대된다.

◇美 신규실업수당청구 2만명↓ 47.8만명

미국의 지난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가 전주대비 2만명 줄어든 47만8000명을 기록했다고 9일(현지시간) 노동부가 발표했다.

그러나 추세를 보여주는 4주 평균 수치는 48만2500명으로 8250명 증가했다. 이는 7년 최고치다.

1주 이상 실업수당청구건수도 5만6000명 늘어난 356만명을 기록, 5년 최고치에 올라섰다.

◇美 8월 도매재고 0.8%↑ 예상상회..`판매부진 탓`

미국의 8월 도매재고가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 부진 여파로 전월대비 0.8% 증가, 월가 예상치인 0.4%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7월 도매재고 증가율도 당초의 1.4%에서 1.5%로 상향 조정됐다.

이같은 도매재고 증가는 판매 부진이 이끌었다. 8월 도매판매는 1% 줄어 작년 1월 이후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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