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백종훈기자] 이동통신3사가 주변업계와 충돌, `3면초가`에 직면했다.
SK텔레콤(017670)·KTF(032390)·LG텔레콤(032640) 등 이동통신사는 제휴 할인카드(멤버십카드)의 재원분담을 놓고 극장협회와 마찰중이다. 또 휴대폰 MP3 음악서비스 수익배분을 두고 가요계와 갈등을 빚고있다. 이밖에도 휴대폰에서 이통사 이외의 음악사이트 음원을 재생할 수 있도록 허용할지를 두고 맥스MP3 등 음악사이트들과 대결양상을 보이고 있다.
28일 이통사 관계자는 "극장, 음악기획사, 음악사이트 등과 다양한 사업협력을 해왔다"며 "각각의 서비스들이 주변업계의 수익성과 연관돼있어 이해관계 조정이 쉽지않다"고 말했다.
◇이통3사, 주변업계와 갈등..왜?
이동통신사가 주변업계와 마찰을 빚고 있는 것은 `이동통신사업의 컨버전스`와 그에따른 `주도권 다툼` 때문이다.
최근 이통3사는 음악서비스사업, 단말기사업, 영화·소매품 제휴할인사업 등 소비자 밀착형 사업을 다양하게 전개, 영역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통사와 각 영역 업계의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주도권 다툼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이동통신사업으로 귀결되고 있다"며 "각종 응용서비스가 주변업계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므로 대립을 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통3사 vs 극장.."멤버십 할인부담, 어떻게 분담할까"
서울시 극장협회는 지난 26일 1인당 2000원선인 이동통신 제휴 할인카드(멤버십카드)의 분담금을 더이상 부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극장-이통사, 제휴 할인카드 두고 `파열음`」기사 참고
서울시 극장협회 관계자는 "수익성에 분담금이 치명적이어서 더이상 분담금을 내기 어렵다고 통보했다"며 "제휴카드 할인폭을 1000원으로 낮추고 이동통신사가 대부분을 부담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통3사는 평균 할인혜택 2000원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통3사는 분담비율 조정에 대해서도 제휴 할인의 경우 대등한 재원출연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통사 관계자는 "다만 극장측과 당분간 합의가 안되더라도 협상타결 때까지 기존의 영화 할인혜택은 계속 유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동통신3사와 대다수 극장들이 할인해주고 있는 제휴카드 할인폭은 2000원선. 이중 극장이 45%인 900원 가량을, 이동통신사는 55%인 1100원 가량을 부담하고 있다.
◇이통3사 vs 가요계.."음원 수익배분률 조정이 관건"
GM기획·연예제작자협회·한국음원제작자협회 등 음반기획사·권리단체들은 지난 25일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이통3사와 만나 휴대폰 디지털음원수익 배분에 대해 1차 협상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가요계에 따르면 가수·음반기획사 등 제작자의 몫은 모바일 음악서비스 수익의 25% 수준이다. 가요계는 이통3사가 수익의 60%를 가져가고 있다면서 가요계에 수익의 45%선을 지급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는 또 지난 27일 저녁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2006 I(아이) 콘서트` 1부 순서후 기자회견을 열고 "30일 추가 협상에서 진전이 없을 경우 오는 6월7일부터 모바일 음원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연제협은 SG워너비 등이 속한 GM기획과 만인에미디어(030420)부터 음원공급을 중단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요계 "협상 진전없으면 6월7일 음원공급 중단"」기사 참고
SK텔레콤 등은 "이통사의 몫은 수익의 약 30%일 뿐"이라며 "콘텐트 공급업체(CP) 등과 상당 수익을 나누고 있어 이통사 몫이 수익의 60%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통3사 vs 음악사이트.."휴대폰서 타 사이트 음원 재생 허용될까"
맥스MP3(maxmp3.co.kr) 등 음악사이트들은 지난달초 정보통신부에 진정서를 내고 자사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은 음악을 MP3폰에서 재생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맥스MP3 관계자는 "이통사의 DRM 시스템 때문에 우리 음악사이트에서 구매한 음악을 MP3폰에 옮겨 들을 수 없다"며 "SKT 멜론, KTF 도시락 등 이통사 음악서비스를 통해야만 MP3폰에 음악을 넣을 수 있어 공정경쟁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MP3폰 놓고 음악포털-이동통신사 `충돌`」기사 참고
즉 음악사이트에서 받은 음원을 MP3폰에서 저장, 재생할 수 없도록 이동통신사의 DRM이 막고 있다는 설명이다. DRM(Digital Rights Management)이란 음악 등 디지털 콘텐트의 무단 사용을 막아 저작권 관련 당사자들의 이익과 권리를 보호해 주는 일종의 `디지털 자물쇠`다.
이통사는 저작권 보호 등의 문제가 있어 다른 음악사이트 음원을 무턱대고 MP3폰에 넣을 수 있도록 허용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 등 이통사 관계자는 "수많은 음원권리자들과 협상한 끝에 나름의 콘텐트와 DRM을 갖췄다"며 "이러한 노력을 무시하고 타 음악사이트 음원도 똑같이 호환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