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068h
device:
close_button
X

관세로 인한 경기 둔화…약달러와 환율 하방 압력 지속[주간외환전망]

이정윤 기자I 2025.04.20 07:00:00

지난주 美침체 우려에 달러인덱스 99 지속
한국, 이번주 미국과 관세 고위급 협상 나서
미국·유럽 4월 S&P PMI 발표 주목, 관세 반영
韓1분기 ‘역성장’ 가능성…연준 위원 발언 확인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우방국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관세 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에는 한국과의 협상이 예정돼 있다. 협상과는 별개로 강한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제 여파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등 경제 지표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관세 정책이 유지되는 한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이번주에도 1400원 초반대까지 내려간 원·달러 환율은 추가 하락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관세로 인한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달러인덱스는 99를 지속하며 ‘달러 약세’가 지지됐다. 이에 한국은행이 ‘완화적인 동결’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1410~1420원대로 추가 하락했다.

미국·유럽의 관세 영향 확인하기

사진=AFP
주말새 미국과 중국 사이의 관세전쟁은 해운까지 전선이 확대됐다. 미국은 중국의 조선·해운 산업을 견제하고 미국산 선박 건조를 장려하기 위해 중국산 선박을 이용하는 해운사 등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또 미국의 희토류 업체가 대중국 수출을 중단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중 관세전쟁이 합의점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이번주부터 상호관세와 철강·자동차 등 품목 관세에 적용되는 세율 최소화를 목표로 미국 측과 고위급 협상에 나선다.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가스, 원유, 농산물 등의 구매를 늘리는 수입 확대와 자동차 등 주요 기존 수출 제품의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수출 대체라는 양대 접근 방법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임기에 가시적 무역수지 개선 효과가 예상된다는 내용이 담긴 로드맵을 제안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3일에는 미국과 유로존의 4월 S&P 제조업과 서비스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발표된다. 관세 부과로 인한 충격이 반영된 첫 지표로, 경기 둔화와 비용 상승에 대한 기업들의 체감 경기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미·중 간 관세 대립 격화로 미국의 제조업 PMI는 기준선(50포인트)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높아진 불확실성에 따른 재고 조정과 투자 감소가 우려되는 만큼 제조업을 중심으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3~4월까지 관세 부과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에 앞서 선수요 유입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수요 왜곡 가능성도 있다.

韓1분기 ‘역성장’ 우려와 美연준 발언

이창용 총재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기는 내수와 수출 모두 둔화되면서 1분기 성장률이 당초 전망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한국은행)
24일 한국 1분기 경제성장률이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한은은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부진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기존 0.5% 성장에서 0.2%로 하향 조정하며 당초 예상보다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음을 지적했다.

현재 시장 컨센서스는 1분기 역성장을 전망하지 않지만 국내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 대형 산불, 고성능 반도체 수요 이연 등을 고려할 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성장률 부진은 한은의 5월 금리 인하와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적 대응의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이번주 내내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예정돼 있다. 지난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 사이에서의 정책 딜레마를 언급하며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됐다.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물가가 높아지는 상황을 고려할 때 연준 위원들도 파월 의장과 비슷한 의견을 내비칠 가능성이 높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정책적 대응에 대한 기대 약화는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달러화는 약세 구간에 머물고, 국채금리의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와 주요국 간 관세 협상 기한이 80일 가량 남아있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까진 시차 예상되고, 중국과의 대치 상황 또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이번주 달러화 상승 모멘텀이 부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번주 달러화의 상방 경직적인 흐름이 이어지면서 환율도 박스권이 예상된다”며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집중되는 기간이 도래했고, 주식시장에서의 자금 유출 압력 여전히 우세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 증시 저가 매수세 더해지며 최근 3개월 누적 해외주식 순매수 규모는 130억달러로, 2020년 이후 가장 가파른 속도”라고 덧붙였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