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대출 '신용보강' KB·하나·한국투자증권…타격 없을까

김성수 기자I 2024.01.30 06:27:08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담보' 대출, 9월 15일 만기
유동화증권 상환 어려우면…KB·하나증권 '지원사격'
태영 '자금보충' 부동산PF 현장, 3월 6일 대출 만기
한투증권, 1200억 이내 신용공여…"채무조정 주목"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에 돌입하면서 자산 실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태영건설이 조달한 차입금 또는 부동산 PF 현장 관련 대출금에 신용공여를 제공한 증권사들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KB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대표적이다.

이 대출 중 일부는 태영건설 본사 사옥을 담보로 제공받고 있어서 상환 가능성이 높다. 다만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따른 채무조정 결과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최종 상환 여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의 모습 (사진=뉴스1)
◇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담보’ 대출, 9월 15일 만기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본사 사옥을 담보로 총 1900억원 차입부채를 조달했으며, 이에 대해 KB증권(신용공여 1250억원) 및 하나증권(직접대출 300억원, 신용공여 300억원)이 참여하고 있다.

우선 태영건설은 작년 9월 체결한 대출약정에 따라 복수의 대주들로부터 총 19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조달했다. 트랜치별 대출 약정금은 △트랜치A 1300억원 △트랜치B 400억원 △트랜치C 200억원이다.

우선 특수목적회사(SPC) 에이블티와이제일차는 트랜치A 대출의 대주 중 하나다. 에이블티와이제일차는 작년 9월 15일 태영건설에 원금 1000억원 대출을 일시에 실행했다. 해당 대출의 만기는 오는 9월 15일이다.

에이블티와이제일차는 이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해서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다. KB증권은 이 유동화거래의 주관회사, 자산관리자, 유동성 및 신용공여기관을 맡고 있다.

에이블티와이제일차는 유동화증권 차환발행 위험을 통제하기 위해 KB증권과 ‘사모사채 인수확약서’를 체결했다. 에이블티와이제일차가 기존에 발행한 유동화증권 만기일에 원리금을 지급하기 어려울 경우 KB증권은 에이블티와이제일차가 1000억원 한도 이내에서 발행한 사모사채를 인수해야 한다.

트랜치B, 트랜치C 대출도 비슷한 구조로 돼 있다. SPC 에이블티와이제이차는 트랜치B 대출의 대주 중 하나로, 작년 9월 15일 태영건설에 원금 250억원 대출을 일시에 실행했다. 이 대출도 만기가 오는 9월 15일이다.

해당 대출을 유동화한 거래에서도 KB증권이 주관회사, 자산관리자, 유동성 및 신용공여기관을 맡고 있다.

KB증권은 에이블티와이제이차가 발행하는 유동화증권 중 일부라도 특정 시각까지 매수인 또는 인수인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에이블티와이제이차가 250억원 한도 이내에서 발행한 사모사채를 인수해야 한다.

SPC 에이블티와이제삼차는 트랜치B 대출 중 일부(100억원)와 트랜치C 대출(200억원)의 대주다. 에이블티와이제삼차는 작년 9월 15일 태영건설에 원금 300억원 대출을 일시 실행했다.

이 대출을 유동화한 거래의 주관회사 겸 자산관리자, 유동성 및 신용공여기관은 하나증권이다. 에이블티와이제삼차가 발행하는 유동화증권의 상환재원이 부족한 경우 에이블티와이제삼차는 300억원 한도 이내에서 사모사채를 발행하고 하나증권은 이를 매입해야 한다.

담보신탁의 구조 [사진=하나자산신탁 홈페이지 캡처]
◇ 한투증권, 1200억 이내 신용공여…“채무조정 주목”

이 대출들은 모두 태영건설 본사 사옥이 담보로 설정돼 있다. 태영건설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본사 사옥을 신탁재산으로 KB부동산신탁에 담보신탁했다.

담보신탁이란 부동산 소유자가 채무이행을 보장하기 위해 부동산 소유권을 신탁회사에 이전하고, 금융기관은 신탁회사로부터 수익권증서를 교부받는 방법으로 부동산 소유자에게 대출을 실행하는 제도다. 이처럼 ‘담보신탁’은 현행 저당 제도를 대신할 수 있는 선진 담보기법이기도 하다.

또한 태영건설은 이 대출약정 및 담보신탁계약에 따라 SPC 에이블티와이제일차, 에이블티와이제이차, 에이블티와이제삼차 등을 우선수익자로 하는 우선수익권을 해당 대출 관련 담보로 제공했다.

이밖에 한국투자증권이 신용공여를 제공한 1200억원 규모 대출은 오는 3월 6일 만기 도래한다. 해당 대출은 태영건설이 자금보충을 확약한 부동산PF 현장과 관련돼 있다.

프로젝트티와이제이차는 프로젝트티와이에 대출을 실행하기 위해 설립된 특별목적회사(SPC)다. 프로젝트티와이는 SPC 프로젝트티와이제이차를 포함한 대주단으로부터 2800억원 한도의 대출을 실행받아서 유동화사채에 투자했다.

트랜치별로는 △트랜치A 800억원(일시) △트랜치B 1200억원(한도) △트랜치C 800억원(한도)이며 상환순위는 트랜치A, 트랜치B, 트랜치C 순이다.

태영건설은 프로젝트티와이가 받은 대출에 대해서 2000억원 자금보충을 제공해주기로 결의했다. 프로젝트티와이가 채무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 태영건설이 해당 채무를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프로젝트티와이제이차가 프로젝트티와이에 대해 보유한 1200억원 한도의 트랜치B 대출채권은 오는 3월 6일이 만기다. 이 대출채권을 유동화한 거래의 주관회사, 자산관리자, 신용공여기관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프로젝트티와이제이차가 발행한 유동화증권이 만기일에 원리금 상환이 어려울 경우 한국투자증권은 1200억원 범위 내에서 해당 원리금 상환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규모로 신용공여성 사모사채를 발행하거나, 해당 자금을 자금보충해 주기로 약정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KB증권 및 하나증권이 신용공여한 건들의 경우 담보를 제공받아 상환가능성을 보완하고 있으나 익스포져가 다소 큰 편”이라며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따른 채무조정 결과가 가져올 영향과 최종 상환 여부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에이블티와이제일차를 통해 신용공여를 제공한 1000억원에 대해서는 이미 셀다운(재매각)을 마쳤고, 에이블티와이제이차의 사모사채 인수도 완료했다”며 “이 중 100억원은 셀다운을 해서 현재 태영건설 본사 사옥 담보대출 관련해 보유하고 있는 포지션은 15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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