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스타트업에 훈풍 불까"…투자사들, 본격 실탄 장전

박소영 기자I 2023.11.24 04:42:42

연내 펀드 결성 마무리하는 VC·AC
스타트업은 투자 훈풍 소식에 '환영'

[이데일리 박소영 기자] 국내 벤처캐피털(VC)과 액셀러레이터(AC)들이 연말 잇달아 펀드 결성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이 초기 스타트업 발굴 및 투자 용도의 펀드로, 스타트업 씬에선 이르면 내년엔 업계에 불어닥친 한파가 조금은 누그러질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연내 펀드 조성’ 목표 내건 VC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투자사들이 ‘연내 펀드 결성’을 목표로 관련 작업에 나서고 있다. 내년 초부터 될성부른 떡잎을 찾아 스타트업 발굴 및 후속 투자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스타트업들은 투자사들의 실탄 마련 소식에 투자유치를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현재 벤처펀드 조성에 적극적인 곳은 단연 소프트뱅크벤처스다. 올해 중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동생인 손태장 미슬토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싱가포르 법인 디에지오브(The Edge of)에 편입된 소프트뱅크벤처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왔다. 회사는 연내를 목표로 최소 1000억원 규모 이상의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해 내년부터는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근 투자금 회수에 성공한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도 펀드 조성에 뛰어들었다. 회사는 올해 연말과 내년 3월 등 두 번에 걸쳐 혁신성장펀드 결성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현재 연내 최소 결성 금액인 2200억원은 채웠고, 내년 추가로 LP를 모집해 3000억원 수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미 초대형 벤처펀드를 결성한 VC도 있다. 에이티넘벤처스는 지난 9월 80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 ‘에이터넘 성장투자조합 2023’을 결성했다. 회사는 해당 펀드로 창업 초기부터 성장단계에 접어든 스타트업까지 총 60여 곳을 발굴해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 AC들 ‘잘하던 것 더 잘하자’ 분위기 물씬

애초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해 온 AC들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펀드의 규모를 키우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자체가 아무래도 좋은 기업을 먼저 발굴해서 최초 투자자가 되기를 선호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10년 이상 국내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해 온 퓨처플레이는 연내 신규 펀드 결성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앞서 유니콘 펀드 2호(157억)와 퓨처플레이 파이오니어 펀드 제1호(124억) 등 올해 총 2개의 펀드를 마무리했다. 이를 통해 올해 20개 이상의 기업에 투자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였다.

매쉬업엔젤스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최근 275억원 규모의 매쉬업엔젤스 가치성장벤처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순수 민간 자금으로 이뤄진 해당 펀드는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 김현준 뷰노 전 대표를 비롯해 다수 선배 창업자가 출자에 참여했다. 매쉬업엔젤스 관계자는 “ICT 분야 중 핀테크나 인공지능(AI)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글로벌 무대에서 서비스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신규 파트너를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1호 상장사 타이틀 획득에 도전하는 씨엔티테크는 사우디 국부펀드 운영사 사나빌 인베스트먼트와 공동으로 내년까지 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상태다. 국내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할 뿐 아니라 사우디에 진출할 수 있도록 발판 역할을 톡톡히 하고, 그 후에는 사우디에서 추가 투자유치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기 발굴을 넘어 포트폴리오 기업이 후속 투자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나부터 열까지 액셀러레이팅하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도 내놓는 추세”라며 “각종 펀드 결성이 연내 마무리되는 만큼, 내년에는 자금난을 겪는 스타트업에 여러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국내 스타트업 대표 역시 “올해까지 수많은 스타트업이 사라져 그만큼 경쟁자가 줄어든 건 사실”이라며 “내실을 탄탄히 다진 기업일수록 VC·AC 업계의 펀드 결성 소식을 반기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마무리 작업에 돌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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