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국제통화의 과거·현재·미래를 한눈에

장병호 기자I 2023.08.30 00:05:00

달러의 시대는 저무는가?
이철환|248쪽|다락방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제 금융질서는 치열한 통화패권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 중국 위안화가 달러의 기축통화 패권에 도전장을 내면서 공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 ‘제2 기축통화’인 유로는 유럽연합(EU) 내부 문제에서 비롯된 여러 요인으로 제대로 힘을 못 쓰고 있다. 엔화도 ‘잃어버린 30년’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퇴조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혼돈 속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것은 금(金), 그리고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암호화폐다.

급변하는 국제금융 환경을 정확히 알아야 대한민국의 경제 또한 더욱 탄탄한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서 30년간 공직 생활을 한 저자가 국제통화 질서의 변화를 보다 체계적이면서 실증적으로 살폈다. 재정경제부 국고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등 거친 저자는 2012년부터 10여 년간 단국대 겸임교수로 재직한 뒤 현재 한국금융연구원 비상임 연구위원을 맡은 금융전문가다.

저자는 현재의 국제 금융질서 상황을 ‘달러 약화, 위안 부상, 유로·엔 퇴조, 금·비트코인 약진’으로 압축해 표현한다. 물론 아직은 위안화나 금, 암호화폐 등이 ‘달러 패권’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들의 존재감이 지금보다 더욱 커진다면 기존 국제 통화질서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통화정책 운용에서 미국과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새겨들어야 할 조언이다.

달러와 위안화, 유로화와 파운드화, 엔화 등 5대 법정통화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가치와 향방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이 인상적이다. 특히 달러와 위안화의 대결 구도를 심층적으로 분석한 것이 특징이다. 급속히 몰아치는 국제통화질서의 변화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대응에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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