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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등 경제전문가 1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전원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3일 열리는 정기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2월 이후 4회 연속 금리 동결 전망이다.
경제전문가들이 금리 동결을 전망하는 배경은 ‘물가’다.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목표치(2%)를 웃돌고 있지만, 지난달 2.7%를 기록해 21개월만에 2%대로 내려오는 등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연체율 급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새마을금고 사태 등 금융시장의 불안요소도 금리 동결 전망의 근거로 지목됐다.
임제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추가적인 물가 안정세가 확인됐다”며 “가계를 중심으로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부동산 PF 관련 미분양 리스크도 상존해 금리 동결 논거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지도 못하고 올리지도 못하는 ‘금리 동결기’가 장기화할 것이란 시각도 늘어나고 있다.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과 한미 금리 격차 확대 등으로 금리를 낮추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하반기 금리 인하를 전망한 응답자는 5명에 그쳤다. 지난 5월 설문조사 당시 응답자 13명 중 과반(7명)이 연내 금리 인하를 점쳤던 것과 비교하면 연내 인하 의견은 크게 줄었다.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등 연준의 통화정책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한은의 선재 피봇(pivot·통화정책 전환)은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 우려가 큰 상황에서 한은이 연준에 앞서 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