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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서 흔치 않은 클래식 콘서트홀 무대에 서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최근 롯데콘서트홀에서 기자들과 만난 남명렬은 “이전에도 클래식과 협업한 적 있지만, 이번엔 클래식 음악회와 연극이 함께하는 무대라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며 “작곡가나 연주가의 에피소드를 드라마화하는 기존 음악극과 다른 형태의 작업이라 기대된다”고 밝혔다.
후배 연극인인 극작가 겸 배우 임정은이 직접 극본을 썼다. ‘제이’라는 한 인물의 유년 시절부터 중장년까지의 삶을 통해 인생에서 행복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남명렬과 함께 배우 신재열, 윤희동이 제이 역을 나눠 연기한다. 임 작가가 평소 존경하는 선배였던 남명렬에게 직접 출연을 제안하면서 이번 공연이 성사됐다.
공연은 25분 분량의 연극과 55분 분량의 콘서트가 결합한 형태로 이뤄진다. 클래시칸 앙상블의 연주로 바흐, 모차르트, 드보르작 등의 음악을 들려준다. 플루티스트 이예린, 바이올리니스트 김덕우가 함께 무대를 빛낸다. “음악과 연극이 서로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무대”라는 것이 임 작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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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땐 좋아하는 것을 보고 쫓아다녀도 행복하지만, 청년이 되면 보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소유하고 싶어 하죠. 소유하지 못해 박탈감도 느끼기도 하고요. ‘파랑새’라고 할까요. 그러나 나이가 들어 지나간 삶을 관조하면 굳이 소유하지 않고 각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이런 이야기를 시적인 대사, 상황으로 구성해 보여주려고 합니다.”
이는 남명렬의 연기 인생,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남명렬은 대학 시절 연극반으로 활동하며 배우의 꿈을 키웠다. 1984년 졸업 즈음 제약회사와 국립극단에 동시에 지원했지만, 국립극단에선 떨어지고 제약회사에 붙어 직장인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배우의 꿈을 버리지 못한 그는 직장과 배우 생활을 병행했고, 1991년 전업 배우로 나섰다.
“20대를 돌아보면 그때 생각이 잘 안 나요. 저는 20대 때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해서 한 적이 별로 없었거든요. 전업배우로 연기를 시작한 것도 서른세 살 때였고, 서른다섯 살이 돼서야 서울에 올라왔죠. 조금 더 일찍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면 지금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하지만, 그럼에도 지금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어려운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거니까요.”
‘매일클래식’은 매일유업이 클래식 대중화를 위해 2003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20주년을 맞아 롯데콘서트홀에서 총 4회 공연을 개최한다. 오는 6월 15일에는 ‘커피 하우스와 카바레’, 10월 6일에는 ‘매일클래식이 소개하는 오늘의 음악’, 12월 7일에는 ‘오페라의 사계’를 주제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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